성충동약물치료 거부해 징역 살고도 또 거부…대법 “치료 필요성 다시 심사해야”

입력 2021-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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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성충동약물치료명령이 내려진 뒤 집행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면 치료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성충동약물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시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성폭력 사건으로 징역형을 확정받아 수감 생활을 하다 석방 2개월 전인 2017년 11월 성충동약물치료를 받게 됐다. 그러나 A 씨는 치료 명령 집행을 거부했고 성충동약물치료법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2019년 7월 형이 종료됐으나 A 씨는 “성도착증 환자가 아니므로 약물치료 필요성이 없으니 이를 확인받을 수 있도록 정신감정을 받게 해 달라”며 다시 성충동약물치료를 거부해 구속기소 됐다.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치료 명령 집행개시 시점에 집행 필요성에 대한 법원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는데도 받지 못했다면 준수사항 위반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봐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A 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준수사항을 위반했다고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집행시도 당시 집행의 필요성에 대한 법원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었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약물치료 지시에 불응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집행시도 당시인 2019년 5월은 치료명령 선고일인 2013년 8월로부터 6년 가까이 지나 상당한 시간적 간극이 있으므로 여전히 재범 위험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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