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지난 10년간 주요 고용지표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발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주요 고용지표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향후 빠른 고용 회복을 위해선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고 내실 있게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9일 '지난 10년간 주요 고용지표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경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1~2019년 우리나라 주요 고용지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2020년 이후 고용 충격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나 코로나19 이전부터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고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OECD 평균 고용률보다 낮아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경총에 따르면 2011~2019년 사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고용률 순위는 21위에서 28위로 7계단 하락했다.
2011년 63.9%이던 고용률 수치는 2015년 65.9%까지 상승했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계속 66%대에 정체됐다. G7 국가(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캐나다ㆍ일본)와 노르딕 4국(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은 고용률이 꾸준히 상승하며 이 기간 OECD 평균 수치는 64.8%에서 68.7%까지 상승했다.
나이별 고용률의 경우 고령층은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높았으나, 청년층은 우리가 OECD 평균보다 매우 낮은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15~24세 청년층 고용률은 25.6%로, OECD 평균(40.7%)을 15.1%포인트(p) 밑돌았다.
실업률의 경우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는 대체로 낮았지만, 그 격차는 좁혀졌다. 2013년 우리나라 실업률은 OECD 평균보다 4.9%p 낮았지만, 2019년엔 1.6%p로 하회 폭이 좁혀졌다.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은 OECD 회원국 중에선 비교적 적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고용률의 전년 하락 폭은 0.9%p로, OECD 평균 하락 폭(2.6%p)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실업률 역시 3.9% 수준으로 전년보다 0.1%p 상승했다. 이는 OECD 평균 상승 폭(1.8%p)보다 매우 낮은 수치다.
다만 경총은 코로나19 이전(2011~2019년)부터 주요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고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을 회복하더라도 OECD 평균 고용률보다 낮아 충분히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용률이 코로나19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해도 OECD 평균 고용률을 여전히 밑돌 전망이기 때문이다.
경총은 "우리 고용률 반등 폭은 작은 V자형, OECD 평균 고용률 반등 폭은 큰 V자형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형준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최근 우리나라 고용회복이 아직 더딘 점을 고려하면 ’고용 없는 경기회복‘의 가능성도 있다”라며 “경쟁국보다 더 빠르고 완전한 고용회복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동시에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고 내실 있게 구축해 노동시장의 진입과 복귀에 부담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해 인력운영의 유연성을 높이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해 보상의 공정성을 높이는 등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야 한다”라며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고용보험 사업을 통폐합해 제도의 효율성과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실업을 줄이기 위한 노동이동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3분기 이후에는 고용시장 불확실성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라며 “항공사, 면세점, 관광숙박업소 등 코로나19 충격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한 업종에 대해서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연장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