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온라인 명품 업계, ‘소송전’ 암초 만나나

입력 2021-09-09 11:11수정 2021-09-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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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패션 "머스트잇ㆍ발란ㆍ트렌비 3사, 상품 설명, 이미지 등 무단 활용"
머스트잇ㆍ트렌비 "사실 무근" 강경 대응…법적 공방 예고

비대면 소비 증가와 명품의 인기에 힘입어 급성장하던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9년 출범한 업계 후발주자 '캐치패션'이 경쟁사인 '머스트잇'과 '발란', '트렌비' 3사를 저작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자 피고발 3사가 사실 무근이라고 대응하면서 법정 공방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사진제공=캐치패션)
캐치패션은 이들 3개 업체의 허위ㆍ과장 광고 등을 지적하며 공방의 포문을 먼저 열었다. 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의 법무 대리인 '세움'은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3개사의 저작권법위반, 정보통신망침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적용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

법무 대리인 세움에 따르면 3사가 주로 부정 행위를 한 채널은 마이테레사(MYTHERESA), 매치스패션(MATCHESFASION), 파페치(FARFETCH), 네타포르테(NET-A_PORTER), 육스(YOOX) 등 해외 명품 온라인 판매 채널로, 이들은 스마일벤처스가 제휴를 맺고 있는 공식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3사는

해외 명품 플랫폼의 웹사이트에 무단 접근해 허가받지 않은 상품 정보를 무단 크롤링(검색 엔진을 이용한 데이터 수집) 뒤 이들 정보를 복제하고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

정호석 세움 대표 변호사는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 목적이 되는 데이터베이스를 복제, 배포, 방송, 전송의 방법으로 침해해서는 안된다"면서 "그럼에도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은 매치스패션과 마이테레사, 파페치, 네타포르테, 육스 등 해외 유명 명품 플랫폼의 상품의 이름과 설명 및 이미지 등 정보의 상당 부분을 크롤링한 뒤 이를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발 3사는 자체적으로 병행수입에 뛰어들어 상품을 확보하고 재판매하면서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와 어떠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정당한 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광고하거나 상품의 정확한 판매처를 의도적으로 숨겨 표시광고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는 물론 그와 정당한 계약을 체결한 고발인 회사도 계속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머스트잇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머스트잇은 "최근 모 업체가 '머스트잇이 운영하는 부티크 서비스가 정식 계약 관계를 맺지 않은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상품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판매자 및 판매 경로 등의 판매 정보를 허위로 표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머스트잇 부티크 서비스는 유럽 현지 부티크와의 정식 계약 관계를 통해 확보한 상품만을 판매하며, 상품 및 판매 정보 역시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히 해당 부티크는 머스트잇이 상품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도 정식 계약 관계를 맺어 상품 및 판매 정보 활용과 관련해 정당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트잇은 의혹 부인을 넘어 명예회복을 위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머스트잇은 "향후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이번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힐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확인되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부당한 고발이라고 판단될 시 법무법인을 통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이 밖의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고, 고객의 알 권리와 머스트잇의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트렌비는 "아직 고발장을 받아보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중"이라면서도 "캐치패션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업체와 2019년 12월부터 공식 제휴를 시작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실 관계에 따라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 관계를 둘러싼 업체간 진흙탕 싸움이 예상되면서 업계에선 이 분쟁이 향후 명품 시장 성장에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점유율 확대 경쟁이 본격화하며 업계에선 과도한 광고 마케팅 등 출혈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출혈 경쟁에 법정 공방까지 더해져 역량 강화에 방해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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