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법정 통화된 엘살바도르, 현지 SNS 반응 ‘냉담’

입력 2021-09-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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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 반발하며 시위에 나선 엘살바도르 시민 (뉴시스)

엘살바도르가 7일부터 기존에 사용하던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병용하게 된 엘살바도르 현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반응은 대체로 차가웠다.

간혹 엘살바도르 정부를 치하하거나 반대 여론을 축소하는 트윗이 올라오면 즉각 반박 글이 달리는 등 적대적인 여론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나입 부켈레가 엘살바도르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이라고 비판한 트위터 글. (Armando Orellana 트위터 캡처)

“실체 없고 불안정한 비트코인 믿을 수 없다” 반감과 불신 표현해

비트코인 도입 첫날, 시작부터 험난했다. 공식 디지털 지갑인 ‘치보(Chivo)’는 서버 용량 부족으로 먹통이 됐고,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엘살바도르 국민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이용자는 “화폐와 달리 실체가 없는 암호 화폐를 어떻게 믿느냐”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가격 불안정성을 짚어 비판하는 예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하루 새 급락한 비트코인 가격을 두고 "다른 걸 떠나서 가격의 불안정성이 문제"라며 "(정부는) 반대 논리를 귀찮게 여기지 말고 여러 의견을 들어야 한다"라고 정부 대응을 지적했다.

비트코인 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나입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도 나왔다. 해당 이용자는 “만약 부켈레가 비트코인에 투자한 모든 돈을 학교와 같이 보완이 필요한 곳에 썼다면 자랑스럽게 여겼을 것”이라며 “(비트코인만 사들인) 부켈레는 역대 대통령 중 최악”이라고 수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용자는 이어 “나는 (치보 가입 시 지급되는) 30달러를 포기하겠다”라며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밝히기도 했다.

▲SNS에 게시된 시위 현장 영상 (MarcFalzon 트위터 캡처)

“‘소규모 시위’ 주장 거짓” 시위 현장 중계하기도

비트코인 통화 채택 반대 시위 현장 중계와 사진도 잇달아 올라왔다. 일각에서 “비트코인 반대 시위자들은 수십 명 규모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한 이용자는 “‘수십’ 명?”이라는 글과 함께 시위 현장 사진을 게시했다. 비트코인 반대 시위 규모를 보여주기 위해 드론 영상도 등장했다. 또 다른 유저는 “적어도 수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비트코인 채택 반대를 외치고 있다”며 시위에 나선 시민이 적지 않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 지갑 '치보'를 발급받기 위해 줄지어 선 사람들. 일각에서는 30달러 인센티브라도 받으려 애쓰는 빈곤층의 모습이라고 반론이 나왔다. (opinion_ESA 트위터 캡처)

비트코인 채택 옹호 글에는 즉각 반론글 달려

비트코인 법정통화에 호의적인 트윗도 몇몇 게재됐지만 곧바로 이를 반박하는 답글이 줄이어 달리는 등 국민 다수에 ‘반 비트코인’ 정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이용자 비트코인 사용을 위한 디지털 지갑 ‘치보’를 발급받으려 줄지어 선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며 “비트코인을 통해 소비와 지출, 저축이 활성화되면서 전국적으로 금융 혜택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했다.

그러나 해당 글에는 곧바로 반박이 이어졌다. 한 유저는 “비트코인 식민주의자들이 거짓을 이야기하게 두면 안 된다”며 “저들은 비트코인을 위해 줄을 선 것이 아니라 30달러라도 받기 위해 줄을 선 빈곤층”이라고 설명했다.

SNS의 적대적인 반응과 같이 엘살바도르 국민 대다수는 비트코인 채택을 꺼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엘살바도르 국민의 약 75%가 디지털 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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