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설립 후 첫 중도하차...'나쁜 선례' 될까 우려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임기를 1년 반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결국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연구원은 28일 "이 원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이달 말쯤 물러날 예정이며, 후임 원장이 선임될 때까지 박재하 부원장이 원장직을 대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7년 7월 선임된 이 원장은 3년 임기 가운데 절반 정도를 겨우 채운 상태다. 이 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위원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어이 원장이 돌연 사임하게 된 배경은 주요 금융 현안에 대해 현 정부와는 줄곧 다른 목소리를 냈던 것에 대해 청와대의 직간접적인 사퇴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금융권은 추측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강연 등 여러 기회를 빌어 '금산분리'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처럼 받아 들였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1991년 설립 이후 원장이 임기 도중에 물러난 적이 없었던 만큼, 나쁜 선례가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편 후임 원장으로는 김태준 동덕여대 경영경제학부 교수와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박재하 부원장 등 내외부 인사 3~4명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연구원장은 5개 은행의 은행장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거쳐 사원은행 총회에서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