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백신 의무화 압박 vs. 직원 마스크조차도 거부

입력 2021-08-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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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미접종자 매월 건보료 200달러 추가로 내도록해
인센티브 제공서 불이익 주는 방식으로 선회
포드 “공장 직원 최대 20%가 결근…마스크 의무화가 원인”

▲미국 델타항공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덴버 국제공항에서 승객에게 탑승권을 건내주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직원이 마스크 착용 등 생활 방역 지침에도 반발하고 있어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정식 승인 후 기업과 기관들이 미국 약국 체인 CVS헬스와 월트디즈니 등 많은 기업이 직원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디즈니는 플로리다주 테마파크의 직원 약 4만 명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위해 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내달 초부터 전 직원은 물론 사무실에 출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할 방침이다.

급기야 백신 미접종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이날 델타항공은 오는 11월부터 백신 미접종 직원들은 매월 200달러(약 23만 원)의 추가 건강보험료를 내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에 걸려 결근하면 급여를 보전해주지 않기로 했다. 델타항공 직원들은 실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다음 달 12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는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직원들의) 입원은 회사에 1인당 5만 달러(약 5800만 원)의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이번 방침 배경을 설명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이제까지 백신 반대파의 반발을 피하고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접종을 장려해왔다. 하지만 FDA의 백신 정식 승인을 계기로 앞으로 미접종자들에게 여러 불이익을 주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포드의 미시간주 입실란티 로손빌 공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근무하고 있다. 입실란티/AP뉴시스
이 같은 백신 접종 의무화 바람에도 정작 기업 내부에서는 백신은커녕 마스크 착용조차 거부하며 결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업체 빅3는 이달 초 자동차 노조(UAW)와 마스크 착용을 공장에서 다시 의무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공장 직원의 최대 20%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발해 결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GM과 스텔란티스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리 CEO는 “가뜩이나 여름 휴가철에는 아예 일을 쉬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며 “여기에 이번 주는 마스크를 쓰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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