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모비스 현장 참가, 2020 미국 CES 이후 1년 8개월 만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독일 메이저 모터쇼 현장 참가를 결정했다. 글로벌 주요 행사의 '오프라인' 참가는 지난해 1월 CES 2020 이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23일 현대모비스는 내달 7일부터 12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2021 IAA 모빌리티’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동화 전략과 자율주행 기술ㆍ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30여 가지 미래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모비스가 독일 모터쇼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오프라인 행사 참가를 공식화했다.
IAA(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는 세계 4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로 추앙받았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새 이름이다. 70여 년 동안 홀수 해마다 승용차 전시회를, 짝수해에 상용차 전시회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었다.
올해부터 개최 장소를 뮌헨으로 옮겼다. 이밖에 모터쇼를 대신해 ‘모빌리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만큼 자동차 산업이 모빌리티로 전환 중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단순한 자동차 하드웨어 부품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중심 기술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행사 참가는 이를 앞세워 유럽 현지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 가운데 하나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구체화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을 끝으로 글로벌 주요 행사에 불참 또는 온라인 참가를 이어왔다. 'CES 현대차 참가'에 이어 2월 스페인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에 기아가 커넥티드 시스템을 앞세워 참가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에 밀려 참가를 철회했었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 11일)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자체 방역단계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범유행보다 한 달 앞서 중국 현지 주재원과 가족을 철수시키는 한편, 자체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추진해 주목받았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IAA 모빌리티 현장 참가는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 때문에 나왔다.
현대차 유럽법인과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탄소 중립전략을 구체화한다.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비롯, 아이오닉6의 밑그림이 된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행사 전면에 내세운다. 아반떼 N과 i20 N 등 고성능 양산 차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친환경과 고성능을 모두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이다.
지난해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 제네시스 역시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GV60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아 역시 일찌감치 현장 참가를 공식화했다.
먼저 유럽에서 처음으로 전용 전기차인 EV6를 이번 행사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유럽 전략형 소형 해치백 ‘씨드’의 부분변경 모델도 내놓는다. 신형 스포티지 역시 'IAA 모빌리티'를 통해 유럽 데뷔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독일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참가한다. 그러나 독일 제조사를 제외하면 참가율은 저조한 편. 독일 정부와 행사 주최 측이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격리조치 면제 등을 마련했지만, 미국과 일본 브랜드 상당수가 참가를 포기했다.
이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와 부품사까지 나서 현장 참가를 결정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시선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행사에 오프라인 참가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가운데 조심스럽게 현장 참가를 검토해 왔다”라며 “이번 독일 행사 이외에도 주요 국가의 방역상황과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고려해 다른 메이저급 행사의 참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