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생명존중희망재단 '2020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
자살 시도자 2명 중 1명은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도움을 얻으려고, 남성은 정말 죽으려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9일 이 같은 내용의 ‘2020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응급실 사후관리사업 수행병원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는 총 2만2676명이었다. 이들 중 1만4148명(62.7%)은 여성, 8424명(37.3%)은 남성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28.3%) 비율이 높았다. 전년과 비교해 자살 시도자 중 남성 비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여성은 상승했다. 여성 자살 시도자 중에선 20대 비중이 전년 26.7%에서 32.6%로 5.9%포인트(P) 급등했다.
응답자의 49.1%는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55.5%)이 남성(37.3%)보다 경험률이 높았는데, 빈도는 한 번이 가장 많았다. 여성의 자살 시도가 반복되는 배경은 자살의 진정성에 있다. 여성은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이지, 정말 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38.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남성은 ‘정말 죽으려고 했으며, 그럴 만한 방법을 선택했다(37.0%)’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런 차이는 자살 시도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여성은 57.7%가 약물 음독이었다. 남성도 약물 음독(38.9%)이 가장 많았으나 농약 음독(12.8%), 가스 중독(10.2%), 목맴(8.1%) 등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2~4배 높았다. 이로 인해 자살 시도자는 여성이 많지만, 자살 사망자는 남성이 더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자살 사망자 중 남성은 9936명, 여성은 5476명이었다.
자살 시도 동기로는 정신장애 증상(36.4%)'이 가장 많았다. 이어 대인관계(18.1%), 말다툼 등(11.6%), 경제적 문제(8.0%) 순이었다. 자살 시도자 2명 중 1명은 자살 시도 장시 음주 상태였는데, 남성의 음주율이 여성보다 다소 높았다. 자살 시도자 10명 중 9명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응급실 내원 자살 시도자 10명 중 6명은 사후관리에 동의했다.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례관리서비스 4회 이상 완료자 중 자살 위험도가 높은 사람의 비율은 6.5%로 1회 접촉자(14.4%)에 비해 7.9%P 하락했다. 자살 생각이 있는 경우는 4회 관리 시 15.7%로 사후관리 초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우울감, 알코올 사용, 식사·수면 문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사업 수행기관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자살 시도자가 어느 응급실에 가더라도 적절한 치료와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