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아파트 분양가, 文정부 들어 44% 올랐다

입력 2021-08-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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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3㎡당 3000만원 넘어
2015년 조사 시작한 이래 처음
고분양가 심사제 등 규제 '무색'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이투데이)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4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엔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3.3㎡당 3000만 원을 넘어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지역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달 기준 3.3㎡당 3040만 원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동안 HUG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은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평균 낸 값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3000만 원을 넘은 건 2015년 HUG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3.3㎡당 2112만 원)과 비교하면 4년 2개월 만에 분양가가 44%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아파트 분양가를 억제하는 데 공을 들였다. 2019년부터 공공택지는 물론 서울 등 민간택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택지비·건축비 원가에서 일정 범위 이상 이윤을 붙여 분양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지역이 아니더라도 전국 대도시에선 고분양가 심사제(HUG가 설정한 분양가 상한을 수용하지 않으면 분양에 필요한 보증을 내주지 않는 제도)도 운용 중이다. 새 아파트를 싼값에 공급하면 주변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런 규제에도 분양가가 계속 뛰는 건 아파트 건설 원가, 즉 택지비와 건축비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택지비를 산정하는 핵심 기준인 공시지가는 표준지 기준으로 2018~2021년 전국 평균 30% 상승했다. 건축비도 철근 등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본형 건축비는 10% 넘게 인상됐다. 주변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 상한을 정하는 고분양가 심사제도 장기화한 집값 상승에 무력화되고 있다.

분양가가 오르면 그 부담은 청약 대기자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새 아파트 분양가를 낮춰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기대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오히려 비싸진 신축 아파트 가격이 주변 집값까지 자극할 걱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분양가 기준이 되는 기존 주택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주택 건설 원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한다고 하지만 이런 압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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