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지연·대규모 확산 이중고인데…'4000만 회분' 노바백스 공급 시기 '깜깜'

입력 2021-08-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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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노바백스 로고를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주사기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신의 국내 도입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하반기 도입이 예정됐던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국내 정식 품목허가 절차도 밟지 못한 상태다. 우리 기업이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한다는 점에서 '백신 가뭄'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칫 연내 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美 허가 신청 4분기로 재차 연기…국내는 사전 심사만 넉 달째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는 올해 3분기로 예정했던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 신청을 최근 4분기로 미루기로 했다. 백신 제조 공정의 일관성을 검증(밸리데이션)하는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바백스 백신의 긴급사용 신청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애초 5월 중 긴급사용 승인을 기대했던 노바백스는 5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요국 승인을 3분기 중 완료하겠다고 목표를 수정했다. 그러나 3분기가 되자 이를 다시 4분기로 재차 연기한 것이다.

대신 노바백스는 미국 외 국가의 승인 작업 계획을 구체화했다.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9월 중 영국에 긴급사용을 신청하고, 이어서 호주와 캐나다에도 관련 서류를 낼 예정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는 이미 승인을 신청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4분기와 내년까지 노바백스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승인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백신을 승인하는 대로 백신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EMA는 현재 노바백스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빠르게 평가하기 위한 동반심사를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미 지난 4월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를 위한 사전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품목허가 절차에는 넉 달째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생산 기대했지만…연내 도입 여부도 불투명

주요국에서 허가를 받지 못했더라도 식약처가 먼저 노바백스 백신의 품목허가를 내줄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식약처의 몫이란 점에서 이를 감수하고 먼저 허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노바백스 백신은 4000만 회분으로 2000만 명에게 접종 가능할 수 있다. 전체 확보 물량의 약 20%로, 모더나 백신과 같은 규모다.

정부는 나머지 80% 물량이 있기 때문에 노바백스 백신이 연내 접종에 투입되지 않더라도 올해 접종 계획에는 차질을 빚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나머지 백신이 원활하게 도입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미 모더나가 8월 약속한 물량을 절반 이하로 줄이면서 mRNA 백신의 접종 간격은 2주씩 늘어났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들어온 백신이 총 3509만 분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달 남은 기간 2120만 회분, 9월에만 4200만 회분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공급 계획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 방식으로 전량 생산·공급해 해외 공급 백신보다 도입 리스크가 적을 것으로 기대됐단 점에서 적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아쉬움이 크다.

'게임체인저' 노리던 백신…어떤 장점 있기에

노바백스 백신은 앞서 국내 허가된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이나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아스트라제네카·얀센)과 달리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됐다. 합성항원 백신은 항원 단백질을 합성해 면역증강제와 섞어 인체에 투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기존 인플루엔자나 B형간염 예방접종 등에 사용된 방식이다. 그만큼 개발 역사가 길어 안전성이 높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전문가도 가장 안전한 코로나19 백신으로 노바백스 백신을 꼽은 바 있다.

효능도 우수하다. 노바백스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백신의 임상 3상에서 90.4%의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보다 훨씬 높고, mRNA 백신에 뒤지지 않는 효능이다. 또한, 섭씨 2~8도에서 보관·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mRNA 백신의 콜드체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정부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16억 달러(약 1조8600억 원)를 투입했다. 노바백스는 3분기에는 월 1억 회분, 4분기에는 월 1억5000만 회분을 생산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외에도 코백스 퍼실리티에 11억 회분, 영국에 6000만 회분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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