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중사 성추행 가해자, 피해자 불러 ‘술 따르라’ 강요

입력 2021-08-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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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중사가 부모에게 보낸 문자 내용 (연합뉴스)

상관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신고한 해군 여중사가 사망 전 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해자는 피해자를 ‘사과하겠다’고 불러내 술을 따르게 하기도 했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에 대해 전날 밤 유가족에게 전달받은 내용을 공개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피해자 A 중사는 사망한 채 발견되기 9일 전인 지난 3일,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차 가해 사실을 털어놓았다. A 중사는 문자를 통해 “지난번에 (얘기한) 미친X 있었잖아요. 일해야 하는데 자꾸 (업무에서) 배제하고 그래서 우선 오늘 부대에 신고하려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며 “(부모님이) 신경 쓰실 건 아니고 그래도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아서(말한다)”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해군 성추행 피해 여중사의 사망 사건에 관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 의원은 이날 SNS에 “(유가족은) 자랑스러운 해군으로서 11년간 국가에 충성한 대가가 고작 성추행과 은폐였냐며 분통을 터뜨렸다”며 “(유가족이) 이 사건을 크게 공론화해서 다시는 딸과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이 인지한 피해자의 2차 피해 사실도 전했다. 하 의원은 “(피해자가)가해자를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인사도 안 받아준다며 가해자가 (피해자를) 왕따시키고 괴롭혔다”고 했다.

또 “심지어 가해자는 사과를 하겠다며 피해자를 식당으로 불러낸 뒤 술을 따르게 했다”며 “이를 거부하자 “술을 따라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12일 숨진 채 발견된 피해 여중사는 지난 5월 27일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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