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5대금융지주 회장과 회동... "아직 시기상조, 창의적 방법 생각해볼 것"
금융권 최대 이슈중 하나인 코로나 19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연장을 한 상황에서 또 다시 재연장을 할경우 자칫 금융권 부실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자영업자의 피해가 커진 상황을 나몰라라 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0일 서울 명동 은행엽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을 포함한 금융권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이날 회동에 참석했다.
지난 5일 청와대가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내정하면서 사실상 은 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의 마지막 회동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 추가 연장에 관한 논의였다.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비상조치로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해왔다. 지난해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장기화로 6개월씩 두 차례 연장됐다. 금융권 지원 종료 예정일은 다음달이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자영업자 피해가 커지면서 재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 금리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자영업자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금융권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추가 연장을 압박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지금 그 부분(코로나대출 연장)을 결론 내리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이제 코로나 사태도 좀 상황을 봐야 되고. 우선 뭐가 됐든 대화를 해서 연장하냐 안하냐를 떠나 좀 더 창의적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합동으로 만기 연장을 한 부분인 만큼 금융권에 개별로 맡기는 것보다는 모여서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대출 연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번지면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가중 되고 있는 상황을 금융당국이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1년 넘게 지원책이 이어지면서 한계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대출을 키우고, 한계기업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는 곧 금융회사의 리스크로 직결된다.
6월 말 기준 시중은행과 정책금융기관, 제2금융권 등 전 금융권 만기 연장 대출액은 204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말과 비교하면 지원액이 2배로 늘었다. 이자 상환 유예액만도 2000억 원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유예가 장기화 되면 될수록 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대출 원금을 제외하고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사실상 한계기업이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연장하는 것은 리스크 폭탄을 안고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을 좀더 살펴본뒤 내달 초쯤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