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액 5463억 규모, 담보비율이 관건
채권은행단이 C&중공업을 퇴출 대상으로 분류함에 따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단이 불가피해지면서 채권은행들의 손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금융권은 지난 20일 건설 및 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워크아웃이 진행중이던 C&중공업을 퇴출 대상(D등급)으로 분류했다.
◆ C&중공업 퇴출 결정 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채권은행들이 C&중공업 퇴출을 결정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 들여진다. 조선업 경기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단기간에 C&중공업의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놓고 채권은행들간에 상당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회에서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C&중공업은 채권금융기관 합의에 의해 그동안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2차례 걸친 회의중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채권단이 곧 워크아웃 중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중공업의 워크아웃 최종 중단 여부는 채권단 회의를 거쳐 확정되겠지만,주요 채권 금융기관들간에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즉, 건설 및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는 여론과 정부 압박이 거세지자 구조조정 대상을 추가하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C&중공업 워크아웃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C&중공업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회생 또는 청산 여부가 결정된다.
◆채권금융기관 손실 가능성 없나
C&중공업 워크아웃이 무산되면서 채권은행들의 손실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C&중공업의 총 신용공여액은 5503억원 규모다. 메리츠화재가 2833억원(51.4%) 규모의 선수환급보증서(RG)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출보험공사가 1182억원(21.4%)으로 두 금융기관이 전체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는 우리은행이 259억원(대출 212억원), 외환은행 200억원, 신한은행 179억원 등 638억원이다.
신한은행의 경우는 담보율이 100% 이상이나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는 담보율이 100%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일부 손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담보율이 100% 이하이지만 차후 법정관리나 청산절차에 들어갈 경우(C&중공업)자산매각을 통해 충분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한국캐피탈 246억원, 서울보증보험 129억원 등이 있다.
약 3000억원에 가까운 RG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경우는 재보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손실 규모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재보험에 가입했더라고 대부분 보험액의 일부만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C&중공업의 워크아웃 중단으로 인해 적지 않은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C&중공업이 법정관리나 청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당분간 자산 매각이 원할하지 않을 전망이어서 채권금융기관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