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경고'에도 거침없이 뛰는 서울 집값... '왜?'

입력 2021-07-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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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정부의 계속된 집값 고점 경고에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정부가 집값 고점을 경고하며 무리해서 집을 사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시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집값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견인하고 있다. 서울 노원·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정부의 계속된 집값 고점 경고에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무리해서 집을 사지 말라는 신호를 반복적으로 보내고 있지만 시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값 83주만에 최고 상승률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1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올랐다. 전주(0.24%) 대비 0.03%P(포인트) 커진 상승폭이다. 수도권(0.32%→0.36%)과 서울(0.15%→0.19%), 지방(0.16%→0.19%)이 일제히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주간 각각 0.15%씩 오른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9%로 상승폭을 키웠다. 2019년 12월 셋째 주(16일 기준·0.20%) 이후 83주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그 사이 굵직한 부동산 대책들이 여러 차례 쏟아졌는데도 오름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내 연구기관·한국은행 등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 고평가 가능성과 집값 조정 시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기간 중 집값이 펀더멘털(기초 체력) 대비 과도하게 올라 부동산 분야 취약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이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무리해서 집을 사지 말라는 의미였다.

홍 부총리는 지난 지난달 30일에도 "서울 집값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달 초에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무리하게 대출해 ‘영끌’에 나설 경우 나중에 집을 처분할 시점에 자산 가격 재조정이 일어나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 달라"고 무리한 주택 구매를 경고했다. 주택 정책을 집행하는 고위 관계자들이 집값 고점 경고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던지는데도 집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2025년쯤이면 3기 신도시 등 입주 물량 증가로 집값 조정 가능성이 있어 홍 부총리의 발언도 의미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값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자 주택시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 왜 이렇게 뛸까

최근 서울 집값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견인하고 있다. 집값 고평가 가능성과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으로 자산가치 하락이 우려되는데도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이 강세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이번주 0.35% 오르며 2018년 9월 둘째 주(0.5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노원구는 노후 단지가 많은 상계·중계동이 강세를 이끌며 무려 0.35% 올랐다. 도봉구(0.27%)는 재건축 등 개발사업 기대감이 있는 창·도봉동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강북구(0.18%)는 저평가 단지가 많은 우이·번동 일대 단지가 강세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쉽게 누그러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데다 3기 신도시의 한정된 분산 효과와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도 집값을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기대감과 중저가, 저평가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유입되고 있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37% 정도 줄어드는 가운데 준공, 착공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 감소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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