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따로 노는 연준...기대인플레 4.8%로 역대 최고치에도 “일시적”

입력 2021-07-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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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CPI도 5월 이어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 유지할 듯
원자재 가격 하락·델타 변이 확산은 연준에 힘 실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한 주유소 전경. 베벌리힐스/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이션을 두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시장의 온도 차가 갈수록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시장은 물론 미국 소비자들 역시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장기적일 수 있다고 전망하는 반면 연준은 여전히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한 지난달 소비자 기대지수 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동안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4.8%로 잡혔다. 이는 전월보다 0.8%포인트 상승한 것이며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최고치다.

향후 3년간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6%로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이 역시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치(2%)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그만큼 연준의 예상을 웃도는 물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면 향후 물가도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장 15일에 발표되는 물가 지표 역시 인플레이션의 우려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였던 전월과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4% 상승이 점쳐진다.

CNBC는 “연준은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주 미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연준 보고서는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의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라는 것이다.

연준도 믿는 구석은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세를 견인했던 목재 가격은 상승세를 멈추면서 5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50% 넘게 하락했다. 구리와 농산물 가격도 내림세를 보인다. 델타 변이 기승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경기회복이 더뎌질 것이란 우려가 원자재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했던 국채 금리가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는 것도 연준의 전망에 힘을 싣는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올해 3월 1.7%까지 치솟았으나 지난주 1.25%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1.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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