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환산액 191만4440원…경영계 "과도하다" 강력 반발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기준)이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와 내년 경제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밤 늦게 까지 진행된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720원)보다 440원(5.1%) 인상된 금액이다. 이를 월급(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91만444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안건을 표결에 부쳐 채택됐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 4명과 사용자위원 9명은 표결을 앞두고 퇴장했고, 한국노총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3표, 기권 1표가 나왔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인 5.1%는 역대 최저 수준의 인상률을 보인 2020년(2.9%), 2021년(1.5%)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 전망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어려움이 있음에도 내년에는 경기가 정상화되고 회복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4.2%를 제시한 상태다. 국내 취업자 증가 폭이 올해 4월부터 2개월 연속으로 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고용 지표도 회복세를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노동계의 요구가 반영될 결과로 볼 수 있다. 올해 경제 회복세 등을 이유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 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노동계에겐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2년 동안의 최저임금 인상 억제 기조가 깨지고 최저임금 9000원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사용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과도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으로 파생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경제 현실을 외면한 채 이기적인 투쟁만 거듭한 노동계와 이들에게 동조한 공익위원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게 된다.
고용부는 내달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고용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국내 최저임금제도 역사상 재심의를 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