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망 사용료 제동에 OTT 적자 대열 합류할까

입력 2021-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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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파리 지사에 붙어 있는 로고. (파리/AP연합뉴스)

법원이 최근 넷플릭스의 국내 인터넷망 ‘무임승차’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냈던 넷플릭스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넷플릭스가 제기한 소송 중 SK브로드밴드와 협상 의무가 없다는 확인 취지의 청구는 각하하고,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확인 청구는 기각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인터넷망에 접속하고 있거나, 적어도 SK브로드밴드로부터 인터넷망에 대한 연결 및 그 연결 상태의 유지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다”며 “대가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선고에 넷플릭스는 판결문을 본 후 항소를 이어갈지 판단한다는 입장이지만, 소송 과정 중에서 SK브로드밴드와 업계가 추정한 망 사용료를 고려하면 향후 넷플릭스의 흑자 행보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내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넷플릭스 운영사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155억 원에 8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에는 매출 1859억 원에 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였다.

반면 웨이브와 왓챠, 티빙 등 국내 OTT 업체는 투자 확대에 따른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작년 매출 1802억 원에 1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년 973억 원 대비 85% 올랐으나 영업손실도 137억 원에서 32억 원 늘었다. 왓챠의 경우 매출은 2019년 217억 원에서 지난해 377억 원으로, 영업손실은 92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증가했고, 작년 10월 CJ ENM에서 분할해 독립법인이 된 티빙은 4분기에 매출 155억 원에 영업손실 61억 원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항소 여부에 따른 선고 결과 또는 SK브로드밴드와의 협상 등에 달라질 수 있지만, SKB가 추정한 망 사용료 272억 원이 판관비로 잡힐 경우 작년 실적 기준 88억 원의 영업이익은 184억 원 적자로 돌아선다.

또 국내 트래픽 점유율을 토대로 추정되는 망 사용료가 1000억 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적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트래픽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4.8%다. 이보다 적은 1.8% 점유율의 네이버가 내는 연간 망 사용료는 약 700억 원, 1.4% 점유율의 카카오 사용료는 약 3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트래픽을 고려한 타 사의 망 사용료와 비교해 국내 망 사용료를 산정한다면 추정치대로 1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최근 넷플릭스의 국세청 세금 추징 반발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넷플릭스가 그룹사로 보내는 수수료 비율을 조절한다면 망 사용료를 부담하더라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작년 4155억 원의 매출에도 법인세는 매출 대비 0.5% 수준인 21억8000만 원가량 내는 데 그쳤다. 스트리밍 수익 대비 그룹사에 보내는 수수료 비율을 70%에서 80%로 올려 매출원가가 늘면서 영업이익 증가 폭이 줄어든 결과다. 이 때문에 조세회피 의혹이 불거졌고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진행해 800억 원가량의 세금을 추징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국세청의 처분이 적법한지 다시 판단 받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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