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구광모 LG 회장 4년 차…사업재편 조기 마무리로 먹거리 발굴 박차

입력 2021-06-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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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체질 개선’…LX그룹 계열분리와 LG전자 휴대폰 사업 철수‘
신사업 강화’…LG에너지솔루션 상장 준비ㆍ마그나 합작법인 출범ㆍAI 연구원 설립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시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

LG그룹이 사업재편을 마무리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타계한 이후 LG를 이끌어 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이달 29일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 지 4년 차를 맞게 된다. 구 회장은 2018년 아버지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타계한 이후 LG그룹을 맡아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3년간 LG그룹은 굵직한 사업 조정을 거치며 그룹 사업 재편을 마무리했다.

먼저 LG그룹은 지난달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판토스 등을 거느린 LX그룹을 계열에서 분리했다. LG그룹은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고, 동생들이 계열사를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체제 전통을 이어왔다.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구광모 회장의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도 다음 달 31일 자로 공식 종료된다. LG전자는 사업 경쟁 심화와 지속적인 사업 부진 등을 이유로 모바일사업을 시작한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철수하기로 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평택 스마트폰 공장을 철수시켰고, 이어 모바일 사업 전면 철수라는 강수를 두고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전지사업 부문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했다. 사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금 확보, 글로벌 기업과의 유리한 협업 등을 위해 배터리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21.5%로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다.

LG그룹은 사업 정리와 함께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는 세계 3위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미래 먹거리 전장부품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합작법인은 다음 달 1일 공식 출범한다.

대표이사(CEO)는 LG전자 측에서 맡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LG와 마그나가 각각 1명씩 임명할 예정이다. 신설 법인의 첫 CEO는 현재 LG전자의 파워트레인을 담당하고 있는 스마트사업부 그린사업담당 정원석 상무가 거론된다.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한다. 이들 모두의 실적은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된다.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글로벌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매년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5G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연구·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지난해 12월 그룹 차원의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연구원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해 LG경영개발원 산하에 두고,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개발 등에 2000여억 원을 투자한다. 이 조직은 그룹 차원의 최신 AI 원천기술 확보와 AI 난제 해결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구광모 LG 회장은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AI 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재계는 지난 3년간 구 회장이 LG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한다. 보수적이고 인화를 앞세우던 LG가 공격적이고 유연한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구 회장이 LG 수장에 오른 뒤 가장 큰 변화는 경쟁기업과의 싸움이다. LG화학은 2차전지 관련 핵심 기술 탈취를 주장하며 SK이노베이션과 소송을 벌였다.

LG전자는 아르첼리, 베코, 그룬디히를 상대로 양문형 냉장고 특허 기술이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하이센스를 상대로는 TV 관련 특허 침해, TCL은 휴대폰 LTE 통신기술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에 나섰다. 또 삼성전자를 상대로는 8K TV 기술문제, QLED 명칭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후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사업 정리와 추진이 돋보이는 LG그룹의 3년이었다”라며 “사업 측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도 엿볼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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