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픽’했다①] 요즘 대세는 ‘아트테크’…“거액 아니어도 괜찮아요”

입력 2021-06-09 06:00수정 2021-06-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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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원대 작품 분할 소유…2040 새로운 투자수단 부상

▲페르난도 보테로 작 'People Drinking'. (제공=테사)
직장인 김모(32) 씨는 시간 날 때마다 삼청동과 인사동 인근에 갤러리를 돌아본다. 관심 있는 작가의 그림을 사기 위해 월급의 일부를 모으고, 틈틈이 미술 공부도 한다.

김 씨는 요즘 유행하는 작가가 누구고 갤러리마다 어떤 작품이 가장 잘 팔리고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목돈을 들일 생각도 없다. 김 씨는 수억 원에서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유명작가의 그림을 소액 투자자들과 ‘공동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아트테크’(Art-Tech)가 뜨고 있다.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중심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있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Art Basel)과 후원사인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발간한 ‘아트 마켓 보고서 2021’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중국, 홍콩 등 10개국 고액자산가 컬렉터 2596명 중 56%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미술 경매 시장의 대표사인 서울옥션이 올해 1분기 진행한 온라인 경매에서도 전체 낙찰자 비율 중 MZ세대가 11%를 차지했다.

최근 MZ세대가 미술 시장에서 급부상한 주된 이유는 ‘언택트’가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 세계 미술관, 갤러리, 경매장이 닫히면서 미술의 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이는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게 기회였다. 온라인 경매, 갤러리들의 온라인 전시, 아트페어의 온라인 뷰잉 룸 등 미술 시장의 기술 발달은 MZ세대의 진입을 도왔다.

특히 자금 부담이 덜한 공동 구매 방식과 절세 혜택 등은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미술 투자 플랫폼 테사 관계자는 8일 “전체 회원 중 MZ세대가 50%에 달한다”며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도 50~60%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MZ 세대들은 제 2의 대체 투자 방법으로 미술 투자를 하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공모 완판 기간이 초기엔 3~4개월 정도였는데 지금은 10분 만에 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 7억8000만 원에 달하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에 대한 5억 원어치의 지분이 1시간 24분 만에 완판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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