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인수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넘어섰다. 와인 수입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 이례 처음이다. 올 1분기 수입액도 1221억원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올해 와인 시장규모는 4000억 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와인 시장 성장세는 과거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2000년대 중반 전성기가 무색할 정도로 가파르다. 홈술 트렌드에 도수가 높은 술보다 음식과의 궁합을 중시하는 음주 문화가 확산된 결과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와인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수입사는 물론 편의점, 대형마트까지 와인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와인 수입사의 경우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중반 1위 기업의 매출이 500억 원 내외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000억 원 기업까지 등장하는 시장 규모와 비례해 기업 덩치까지 커졌다. 지난해 기준 매출 500억 원 이상인 와인 수입사는 신세계L&B, 금양인터내셔날, 아영 FBC, 나라셀라 등 4개사로 늘었다.
와인업계 유일의 1000억대 기업인 신세계L&B의 성장은 국내 대기업들의 와인 수입 경쟁에 불을 붙였다. 신세계L&B는 10년 전만 해도 5위권 수준이었지만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그룹 유통채널의 이점을 살리며 2010년대 중후반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10년 전 와인 수입 1위 기업은 현재 2위인 금양인터내셔날이었다. 금양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은 917억 원으로 올해 국내에서 두번째 1000억대 와인 수입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홈술족 덕분에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자 유통업계가 와인 품목 확대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초저가 와인은 물론 프리미엄 와인까지 품목을 다변화하고 독점 유통 제품을 늘리며 와인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최근 ‘라 크라사드’ 와인 30만 병을 준비해 6월 말까지 9900원 초특가로 판매에 나섰다. 프랑스 현지 ‘라 크라사드’ 생산량의 70%에 달하는 수량을 매입한 이마트24는 6월 한 달간 준비수량을 모두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이마트24가 30만병 판매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지난 해 6월과 12월 동일한 상품과 가격으로 각 3만병, 10만병을 완판했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의 MD추천 와인’ 행사로 와인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이달의 MD추천 와인’은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춘 와인담당 MD가 엄선해 추천하는 상품으로 매월 콘셉트에 맞게 그 달에 즐기기 좋은 와인들로 구성한다. 실제 해당 상품들은 전체 와인 200여 품목 중 당월 판매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류 제조사들도 단독 수입 와인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순당은 미국 나파밸리의 가성비 높은 레드 와인인 ‘나파 컷’을 단독 론칭했고 하이트진로는 이탈리아 최대 와이너리 ‘메짜코로나 디노떼 레드 블렌드’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독점 와인 수입 확대와 함께 와인 직영샵 ‘와인온(WineOn)’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미국 나파밸리 파 니엔테의 싱글 빈야드 와인 ‘니켈&니켈 4종 와인’을 각 200병 한정으로 판매에 나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와인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만 판매해야 하는 제약에도 불구 주종 가운데 수제맥주와 더불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와인 업계가 온라인 판매 허용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판매가 허용될 경우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