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전기차, 픽업트럭으로 영토 확장

입력 2021-06-07 15:00수정 2021-06-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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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스트셀링 픽업 '포드 F-150' 전기차로 등장…테슬라 사이버트럭이 분수령

▲풀사이즈 픽업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모델은 대배기량 엔진이 사라지면서 보닛 자체가 커다란 적재함이 된다. 내연기관 픽업의 단점이었던 방수기능의 적재함 문제가 단박에 해결된다. 사진은 2022년형 F-150 라이트닝 프로의 모습. (출처=포드글로벌미디어)

전기차 테슬라(Tesla)가 올 하반기 픽업 모델 ‘사이버트럭’ 출시를 공언했다.

이에 맞서 GM과 포드, 스탤란티스 등 북미 빅3 역시 전기차 기반의 픽업트럭인 ‘EV 픽업’을 내세워 반격에 나선다.

빅3 이외에 다양한 전기차 신생기업들도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한 만큼, 새로운 신생기업에 유리한 시장이 돼 전기차 스타트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픽업 모델은 크고 무거운 차체 탓에 전기차 전환에 있어서 '제한적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크고 무거운 차체까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북미를 시작으로 EV 픽업 영역이 점차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시장 분위기는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유독 픽업의 불모지인 우리나라 역시 머지않아 EV 픽업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드가 전통적인 픽업 베스트셀링 모델 F-150의 전기차 버전인 '라이트닝'을 공개했다. 사전 계약에만 7만 대가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드러냈다. 본격적인 고객 인도는 2022년 봄부터 시작한다. (출처=포드미디어센터)

◇픽업 베스트셀링 F-150, EV로 거듭나다

포드는 지난달 첫 번째 EV 픽업 ‘F-150 ‘라이트닝’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법인 수요를 포함해 사전 계약에만 7만 대가 계약됐다. 한해 F-150 판매의 약 10%에 달하는 물량이 단박에 사전계약에 쏠렸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고객 인도는 2022년 봄부터 시작한다.

새 모델은 전통적인 픽업 베스트셀링 모델인 F-150을 밑그림으로 개발했다. 앞뒤 2개의 전기 모터를 얹고 최고출력은 560마력을 훌쩍 넘는다.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얹으면서 기존의 엔진룸은 엄청난 크기의 적재공간으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새 모델에 관한 관심을 부추겼다. F-150 라이트닝 공개 하루 전, 미국 미시간 포드 공장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새 모델을 운전해 관심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경호상의 이유로 쉐보레 스포츠카 ‘콜벳’을 직접 운전하지 못해 불평한 일화가 있을 만큼 자동차광이다. 이날 F-150 라이트닝을 시승한 그는 “느낌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100㎞) 가속까지 4.3초 정도 걸린 것 같다. 나도 사고 싶은 차”라고 말했다. 실제 이 모델의 기록은 4.4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전기차 전환 관련 인센티브 등을 골자로 한 친환경차 관련 공약과 2조 달러 규모 인프라 법안 통과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그래픽=이투데이 )

◇미국 판매 톱3 모두 픽업트럭

EV 픽업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미국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이 픽업과 SUV다. 무엇보다 베스트셀링 1~3위 모두 픽업트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차 판매와 생산이 급감했던 지난해에도 미국 자동차 판매 1~3위는 모두 픽업트럭이었다.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미국의 자동차 고르기를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다.

전체 자동차 판매 1위는 역시 포드 F-150으로 무려 78만7000여 대가 한해 팔렸다. 독보적인 1위에 뒤이어 쉐보레 실버라도(59만4000여 대)가 멀찌감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탤란티스 산하 램 픽업도 56만3000여 대로 3위에 올랐다.

이밖에 판매 9위와 10위 역시 GMC 픽업 시에라와 토요타 픽업 타코마다. 전체 톱10 모델 가운데 5가지가 픽업인 셈이다.

▲2010년 배출가스를 포함한 갖가지 규제에 밀려 단종된 허머가 10여년 만에 전기차로 부활한다. 허머 EV는 픽업트럭이 먼저 나오고 향후 SUV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출처=미디어GM)

◇단종한 허머의 부활…이번엔 EV 픽업으로

포드가 가장 먼저 EV 픽업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경쟁사인 GM 역시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이 시장에는 GM 산하 브랜드 가운데 SUVㆍ픽업 전문 브랜드인 GMC가 나섰다. 주인공은 단종한 허머(HUMMER)를 베이스로 전기차가 된 EV 허머(Hummer)다.

GMC 허머는 미 육군의 다목적 전술기동차 '험비'의 양산형이다. 크고 무거운 차체와 대배기량 엔진 탓에 배출가스 규제를 못 맞춰 2010년 단종했다.

10년 만에 전기차로 부활한 허머는 EV 픽업이 먼저 등장한다. GMC 발표를 보면 모두 5가지 트림으로 출시될 예정이고, 최대출력은 약 850마력에 달한다. 출시는 이르면 2023년으로 점쳐진다. 향후 픽업에 이어 전기차 기반의 허머 SUV도 나온다.

▲테슬라는 2019년 공개한 사이버트럭을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 픽업 트럭의 전동화에 불씨를 지핀 모델이다. (출처=테슬라미디어닷컴)

◇테슬라가 불 지핀 EV 픽업 경쟁
GM, 포드와 함께 미국 빅3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스탤란티스는 지프(Jeep)와 램(Ram) 브랜드를 앞세워 전동화 시장에 나선다.

램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EV 픽업을 개발 중이다. 스탤란티스는 오는 2030년까지 지프와 크라이슬러, 닷지, 마세라티 등 산하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에 전기차 버전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V 픽업 열풍은 애초 테슬라가 불을 지폈다. 2019년 첫선을 보인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시작점이다.

사이버트럭은 독특한 디자인은 물론 소재도 이색적이다.

우주선 제조에 쓰이는 초고강도 차체를 활용해 외관은 방탄 기능까지 갖췄다. 모델별로 1회 충전으로 402~805㎞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약 4만 달러에서 최대 7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사이버트럭을 앞세워 EV 픽업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테슬라 덕에 미국 빅3의 전동화 시간표는 더욱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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