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폴란드 등 원전 수출 기회 확대”
2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한미 정상은 21일(현지시각) 개최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협력 일환으로 원전 공급 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가입 조건을 양국 비확산 공동정책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세계 원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원전 종주국 위상을 잃어버린 미국으로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설계·제작·운영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가 최고의 파트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석유화학·정유·가스 플랜트에 집중된 국내 건설업체들의 사업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설계 등의 분야에서 원천기술이 있고, 우리는 시공이나 관리 분야에서 강점이 있으므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전 건설기술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원전 시공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현재 체코·폴란드·영국·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신규 원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6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 1호기는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바라카 원전 1호기는 한국전력이 기술설계를 비롯한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두산중공업이 원전 제작을 맡았다. 현대건설·삼성물산이 시공을,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차세대 원전으로 부각되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에서도 양국 간 기술 협력을 추진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SMR은 용량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새로운 설계를 적용해 안전성과 활용성을 대폭 높였다.
두산중공업은 SMR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 사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국내 투자사들과 4400만 달러의 지분을 투자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미국 및 세계 원전시장의 소형 원전사업에서 핵심 기자재인 주기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이번 합의를 세계 원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해외 원전시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면서 “지금까지 일본·프랑스 등 선진국에 비해 저평가받았던 원전 건설기술이 새로운 평가를 받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