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호, 죽음 묻혀서 안돼…시민들 추모 확산

입력 2021-05-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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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14일 오후 2시경 평택항에서 일하다가 숨진 고(故) 이선호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수산부)

"한강공원에서 숨진 대학생 사고는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뤄지는데 이선호씨 죽음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16일 평택항에서 화물작업 도중 사망한 청년 노동자 이선호(23)씨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지역 맘카페·커뮤니티 게시판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고 이선호 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 뒷정리를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아래에 깔려 숨졌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는 배정돼 있지 않았고, 당시 이선호씨는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김모씨는 "평소 친구들끼리 정치나 사회 이슈에 관해 토론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극적 사건인데 너무 조용해서 조금이라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선호씨 관련 기사와 유튜브 영상 링크를 대학 동창들이 모인 채팅방에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평구에 사는 배모(31)씨는 언론에 이선호씨 죽음이 보도되기 전에 언론 기사가 아니라 SNS로 소식을 처음 접하고 씁쓸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한강공원에서 숨진 대학생 사고는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뤄지는데 이선호씨 죽음은 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트윗 글이 수천번 리트윗(공유)되고서야 사고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최근 SNS에 '같은 죽음·다른 관심. 300㎏ 쇳덩이에 깔려 눈 감지 못한 청년 노동자'라는 글을 올려 청년 노동자의 사망이 조명받지 못하는 현실을 에둘러 비판했다.

청년유니온도 논평에서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 평등하다는 말이 무색해지는 요즘"이라며 "그 죽음 이후 보름이 넘도록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의 향은 꺼지지 않고 있지만, 세간의 관심은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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