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할 것이란 계속되는 추측에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혹시 모를 기대심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위탁생산 추측이 나온 화이자와 계약은 완전 부인한 반면, 모더나의 백신 생산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14일 오전 9시10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대비 1만6000원(1.85%) 오른 88만2000원에 거래됐다. 장 중 최고 90만2000원까지 상승했는데 전일 기록한 52주 최고가(90만5000원)에 근접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일 78만3000원에서 매일 0~4%대 사이를 상승하며,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락한 국내 증시에서 역주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승은 투자자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대감이 반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세계 최초로 개발된 mRNA(전령RNA) 방식의 백신을 위탁생산할 것이란 시장의 추측이 계속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더나는 최근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허가를 위한 두번째 검증 절차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일 나온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이날에도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에 대해서 현재 확정된 바 없어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공시했다.
다만 공시 내용을 살펴보면 화이자 백신 생산에 대해선 완전히 부인했지만, 모더나의 백신 생산 가능성은 여지가 남아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000리터(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춰 세계 위탁생산업체(CMO) 중 단연 1위이다. 모더나 백신의 유럽 생산을 맡은 스위스 론자는 28만L로 3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동안 세계적인 제약사들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한 경험을 토대로 모더나 백신의 마지막 병입 공정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이 아니더라도 주가 상승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기존 목표주가 100만 원은 항체 의약품 생산만을 가정한 목표주가로 현재 가동 중인 1~3공장과 2022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인 4공장에 대한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수주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했지만, 일리아 릴리(Eli Lilly) 및 GSK·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Vir)의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 외에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고 밝혔다”며 “향후 4공장 신규 수주 확보, 신사업 진출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