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혈투] 화장품 로드샵은 어디로?...올리브영ㆍ쿠팡으로 헤쳐모여

입력 2021-05-18 05:00수정 2021-05-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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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무 기자 noglasses@)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바뀌는데다 코로나19에 따른 관광객 직격탄까지 더해지며 화장품 로드숍이 저물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운영하던 화장품 매장들이 거리에서 하나둘씩 사라지며 자취를 감추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가맹사업 대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거나 편집샵 입점을 돌파구로 삼으면서 자영업자의 빈자리는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스토어가 채우고 있다.

화장품 가맹점 2개 문 열 때 30개 문 닫아…사라지는 로드숍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4374개였던 화장품 가맹점은 2019년 2876개로 2년 사이 34%나 줄었다. 2019년 개점률은 1.8%인 반면 폐점률은 28.8%이다. 2개 신규 점포가 문 열 때 기존 점포 29개가 문을 닫을 정도로 업황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가맹점들의 평균 매출 역시 줄었다. 2018년 4억2700만 원이던 화장품 가맹점들의 연 매출은 2019년 3억9000만 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은 지난해 입은 타격은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가맹점 유치에 열을 올리던 화장품 업체들에게 이제 로드숍은 더 이상 미래 전략 사업이 아니다. 2017년 679개 중 318개가 가맹점이던 토니모리의 2019년 전체 점포는 517개로 줄었고, 가맹점도 무려 30%인 223개가 감소했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미샤의 가맹점도 같은 기간 304개에서 214개로 축소됐다. 전체 점포는 695개에서 550개로 쪼그라들었다.

LG생활건강의 로드숍 브랜드 페이스샵은 1056개였던 전체 점포가 2년 새 598개로 반토막났다. 가맹점은 479개서 129개로 무려 73%나 사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 가맹점도 2018년 321개서 이듬해 239개로 줄었다. 이니스프리 매장 수는 2018년 1047개에서 지난해 656개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가 닥친 지난해에도 로드숍의 위기는 계속됐다. 지난해 초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명동점을 오픈 10개월 만에 문 닫고, 이어 강남점도 1년 8개월 만에 폐점했다. 라이브 매장을 표방한 강남점은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서경배 회장의 야심작이었던 만큼 로드샵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후 아리따움 직영점은 계속 문을 닫고 있다.

로드숍 줄었지만 본사 실적은 되레 상승…을(乙)의 몫은 없다

로드숍은 줄고 있지만 본사 실적은 되레 올랐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현실을 반영한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올 1분기 1조130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8% 올랐고, LG생활건강도 2조367억 원으로 7.4% 뛰었다. 토니모리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액 274억 원으로 17% 줄었지만, 적자는 지난해 1분기 77억 원에서 19억 원으로 크게 개선했다.

이들이 가맹사업을 뒤로 하고 온라인에 주력하면서다. 화장품 본사들이 직접 이커머스에 입점해 판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실제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며 이커머스 입점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은 12조4712억 원으로 2년 전인 2018년 9조8521억 원에 비해 27%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네이버와 11번가, 쿠팡, 카카오 등 주요 이커머스와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곧이어 이니스프리와 클리오, 미샤는 쿠팡에 공식 입점해 둥지를 틀었다. LG생활건강은 네이버의 풀필먼트 시스템에 입점해 CJ대한통운과 빠른 배송에 나섰다. 현재는 생활용품과 피지오겔 브랜드를 24시간 내 배송 서비스하고 있다.

오프라인 정책도 바꿨다. 점포를 내는 대신 편집숍 입점으로 선회했다. CJ올리브영이 H&B스토어 시장을 평정하면서 화장품 브랜드 입점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2016년 800개에 불과했던 올리브영의 점포 수는 지난해 1259개로 수직상승했다. 이중 가맹점은 20% 내외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은 자체 편집샵 네이처컬렉션을 내놨다.

지난해 올리브영은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에 이어 에뛰드를 입점시켰고, ‘정샘물뷰티’와 스위스 내추럴 뷰티 브랜드 ‘벨레다’, 영국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까지 도입하며 취급 브랜드를 늘리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경쟁력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화장품 브랜드 등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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