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연탄제조용 민수용 무연탄 수입 재개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서민용 연료인 연탄 소비가 급증하면서 무연탄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16년만에 민수(연탄)용 무연탄 수입을 재개했다.
그동안 정부 비축탄으로 수급을 조절해 왔으나 비축탄 재고가 급격히 줄어 민수용 무연탄 수입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지난 5일 북한산 무연탄 1만t을 수입, 전국의 연탄공장에 공급한데 이어 4만t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민수용 무연탄 수입은 지난 1992년 이후 16년만에 재개된 것이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민수용 무연탄은 지난 1978년부터 1992년까지 수입했었으나 88서울올림픽 이후 연탄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이후 유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서민용 연료인 연탄소비가 급증한 데다 수급을 조절해 오던 정부 비축탄 재고마저 바닥을 드러내면서 16년만에 수입을 재개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연탄제조용 민수용과 화력발전소 공급용으로 국내 무연탄 수요는 연간 440만~450만t이 예상되지만 현재 석탄공사 등에서 생산되는 채탄량은 약 240만t에 불과해 정부 비축탄을 매년 200만t 가량 사용해 왔다. 그 결과 올해 비축탄 재고는 급감해 비상시 공급할 수 있는 기저한계선인 200만t 가량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때 전국 340여곳 넘게 있던 탄광은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대부분 폐광되고 현재 5곳만이 남아있어 무연탄 생산량을 늘리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재고가 바닥날 경우에 대비해 민수용 무연탄 수입을 꾀할 수 밖에 없다고 정부와 석탄공사측은 설명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당장 날씨가 예년보다 따뜻해 연탄수급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그동안의 추세대로라면 내년부터 연탄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올해부터 민수용 무연탄을 수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내년에는 북한산 무연탄 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을 통해 80만t까지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수용 무연탄 수입이 재개되면서 지난 1993년 석탄산업 합리화조치로 폐광된 광산의 일부를 재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광산만으로는 채산성이 갈수록 악화돼 수입의존도를 더욱 높일 수 밖에 없다"며 "함태탄광 등 상업성이 있는 광산에 대해서는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