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 추가 구매계약…정부 "공급 일정, 충분한 믿음 가져달라"
정부가 미국 화이자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4000만 회분)에 대한 추가 구매계약을 맺었다. 상반기 공급분과 추가 계약분을 포함해 9월 말까지 도입되는 백신은 총 5000만 명분(1억 회분)이다.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 접종이 가능한 물량이다.
질병관리청은 25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원이 1차 접종자가 226만639명으로 6만4344명, 2차 접종자는 10만4538명으로 5769명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접종률은 4.2%다. 아스트라제네카(AZ) 혈전증 논란으로 일시 중단을 겪었으나, 19일 이후 다시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 백신도 상반기 접종대상(1200만 명)에 1차 접종이 가능한 물량은 확보돼 있다. 다만 ‘미국 우선 공급’에 따른 모더나 백신 도입 지연으로 2차 접종 비축분은 모자란 상황이다.
권덕철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 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 브리핑에서 “6월 말까지 이미 확정된 1809만 회분으로 12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이 가능하며, 2차 접종 시기가 도래하는 분에 대한 2차 접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7월 이후 도입량이다. 3분기 접종대상에 대한 1차 접종과 함께 5~6월 1차 접종자에 계획된 일정대로 2차 접종을 하려면, 7~8월에만 2000만 회분 이상의 백신이 들어와야 한다. 도입 시기는 아직 불명확하다. 권 팀장은 “국민 여러분이 충분히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며 “정부의 공급 일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믿음을 가져주고, 순서가 되면 예방접종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3분기만 무사히 넘기면 이후 접종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정부가 올해 중 도입을 확정한 백신 물량은 총 9900만 명분이다. 이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목표(3600만 명)에 3차 접종(부스터 샷)까지 가능한 규모다. 다만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AZ·얀센 백신이 희귀 혈전증 부작용 논란으로 전 세계가 mRNA 기반의 화이자·모더나 백신에 몰리면서 향후 수급 측면에서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먼저 계약한 일본의 1억4400만 회 분량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가 9월 말까지여서 이보다 더 늦게 공급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부가 화이자 백신을 추가 확보하자 지난해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활약상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정부가 화이자사와 협상에 난항을 겪던 지난해 12월 ‘인맥’을 활용해 우리 정부와 화이자 간 대화를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협상이 계속돼 당초 3분기로 예정됐던 화이자 백신 도입이 3월로 당겨지고, 2000만 분 추가 계약이 성사됐다.
백신 도입과 별개로 예방접종 및 방역관리는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4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내발생은 603명이다. 선별진료소 운영 축소로 진단검사 물량이 줄어드는 ‘휴일효과’에도 불구하고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이다. 12시(정오) 기준으론 서울 강남구 댄스교습소(총 18명), 광진구 음식점2(총 15명), 송파구 노래연습장(총 13명), 경기 파주시 어린이집(총 11명), 경남 진주시 유흥주점(총 17명) 등에서 두 자릿수 신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특히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전파’가 늘고 있다. 최근 2주간(12~25일) 신고된 확진자 9333명 중 ‘감염경로 조사 중’ 확진자는 2687명(28.8%)에 이른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이번 주 일주일을 특별 방역관리주간으로 설정했다”며 “전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들은 물론 기업 등 민간도 접촉감염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각별한 점검과 관리 노력, 그리고 집중된 경계와 절제 노력을 일주일간 함께 집중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2분기 예방접종 대상의 동의율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요양병원·시설(65세 이상)은 37만9932명 중 27만5344명(72.5%), 특수교육·보건교사는 5만9252명 중 3만9667명(66.9%)만 접종에 동의한 상태다. 혈전증 등 부작용에 대한 공포로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