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정권 모두 추진…맥락 살펴봐야”
이날 청문회는 소속 의원 39명 중 4명만 참석했지만,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남북·한미·북미 관계는 물론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까지 폭넓은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에서는 무엇보다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주요 쟁점이 됐다.
지난해 말 발효된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시각물 게시·전단 살포 등을 금지하는 것으로,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을 강하게 비판하는 측과 한국의 현실과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며 옹호하는 쪽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먼저 미국의 보수논객이자 중국·북한통으로 유명한 고든 창은 “한국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개념이 공격당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며, 그는 민주적 규칙의 개념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단금지법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단 살포를 비난한 데 영향을 받아 제정됐다”며 “도를 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다른 참석자의 증언에서는 한국 정부가 수십 년 동안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에 침묵한 것이 북한의 전체주의를 고착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반면 제시카 리 미국 퀸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단금지법의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단 살포 억제는 1972년 이후 한국의 보수·진보 정권 모두가 추진했던 사안”이라면서 “한국은 어떤 당이 정권을 잡든 남북협력 증진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제한은 항상 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전단금지법이 비록 불완전하고 진지한 개선이 필요하지만, 미국인들은 해당 이슈에 접근하기 전에 먼저 이 법을 옹호하는 인근 지역 주민과 이야기해보거나 국회의 공개토론을 살펴보길 권장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