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빈센조’·‘마우스’…‘사이코패스’ 없이 드라마 안되나

입력 2021-04-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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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최근 안방극장 단골 캐릭터가 생겼다. 바로 반사회성 인격장애, ‘사이코패스’다. 범죄와 관련된 드라마에서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일주일 내내 사이코패스를 다룬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2’에서는 주단태(엄기준 분)가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는 자신의 계획이 뒤틀리기만 하면 다른 사람은 물론 가족까지 감금해 폭행, 살인까지 저지르는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 ‘펜트하우스’에서는 잔인한 인물들이 여럿 등장했는데, 주단태는 그중에서도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다.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일말의 죄책감은커녕, 쾌감을 느낀다.

(사진출처=‘빈센조’ 방송 화면)

다크 히어로물로 인기를 얻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도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드라마는 반환점을 넘어서면서 빈센조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바벨의 실질적인 오너 장준우(옥택연 분)의 정체가 들통나면서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장준우는 16세 때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고, 학창시절 급우들을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복동생 장한서(곽동연 분)은 형의 가혹 행위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마약까지 손을 댔다.

(사진제공=tvN)

tvN 수목극 ‘마우스’에서는 아예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대를 이은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판정받은 두 임산부가 낳은 두 아이가 현재 누가 사이코패스로 폭주하고 있는가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이에 주인공 정바름(이승기 분)이 성요한(권화운 분)의 뇌가 이식됐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 뒤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매회 잔혹하게 살인을 저지른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드라마가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시청률 때문이다. 자극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범죄극에서 사이코패스는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마우스’는 평균 5~6%대, 빈센조는 11%까지 치솟았다. ‘펜트하우스2’는 29.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극’의 힘을 보여줬다.

드라마에 현 시대의 사회상이 반영돼, 현실과도 맞닿은 지점도 있다. 최근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의 김태현이나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등이 전해지면서, 드라마에서도 사이코패스 성향의 범죄자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장르극의 수위가 높아지고, 자극을 추구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보니 사이코패스는 극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고, 극단적인 전개가 가능하기 때문에 드라마 제작진 입장에서는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극을 위한 자극,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사이코패스를 등장시키는 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작품의 진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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