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증시 인프라 수출…증권사들도 현지 입지 강화 주력
한국 증권업계가 베트남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베트남 증시 활황세에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한 정책 개편 기대감도 맞물리면서다. 금융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 한국 증권업계의 입지도 넓어질 전망이다.
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올해 한국거래소는 베트남 증권시장에 인프라 수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시스템 개발 및 검수절차를 완료한 상태로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인 ‘사용자 인수 테스트’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앞서 2016년 거래소는 ‘베트남 차세대 증권시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가 있다. 이는 노후화된 베트남 증권시장의 전산시스템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베트남의 거래소(2곳)와 예탁원 등 3개 기관의 전산시스템을 통합 구축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대형주 위주의 호찌민(HSX), 중소형주 중심의 하노이(HNX), 소형주 및 국영기업의 업컴(UPCOM) 시장 등 3개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우량종목은 호찌민 거래소에 쏠려있다는 특징도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베트남 측과 상세 일정 협의가 끝나는 대로 약 6개월 동안 ‘사용자 인수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내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도 베트남 시장 입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총 16개(증권사 6곳, 자산운용사 10곳)의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베트남에서 현지법인과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06년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2007년 미래에셋증권, 2010년대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베트남 현지에 뿌리를 내렸다.
후발주자인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4월 국내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 증권사 HFT를 인수하기도 했다. 베트남 법인 ‘파인트리(Pinetree) 증권’을 통해 단순 중개사를 넘어 투자은행으로도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연초부터 베트남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올 1월 베트남 디지털 금융 플랫폼 ‘KB Fina’도 출범시켰다. 또한, 지난달 31일(현지시간)에는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MB증권과도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 증권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도 팔을 걷어붙였다. 7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 대사와 간담회를 했다. 이날 금투협은 최근 베트남 현지 회원사 법인들과의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청취한 현지 비즈니스 관련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나재철 금투협 회장은 “팬데믹 상황이 개선될 경우 베트남증권위원회(SSC)와 MOU 체결을 통해 양국 자본시장 간 협력은 물론 국내 기업의 베트남 증시 상장과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베트남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규제 개선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 대사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견고한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이 베트남의 1위 투자국이며, 베트남이 한국의 4위 교역국인 만큼 베트남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한국 금융투자업계 교류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