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으로 삼전 주주되기?]①미국은 되고 한국은 안 되는 소수점 매매

입력 2021-04-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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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금액단위 거래 가능

-“샌드박스 규제특례 통해 국내주식 소수점매매 도입해야”

국내 주식시장에도 소수점매매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만 원 수준인 삼성전자 주식을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소수점매매를 도입하면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소수점매매를 도입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20~30대 젊은 층과 소액으로 시작해 보려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5개 증권사(미래·NH·한투·KB·키움)에서 개설된 미성년자 주식 계좌 수는 2월 말 기준으로 61만 개에 달한다. 지난해 1월(29만1033개)과 비교하면 1년 새 두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부터 10대와 20대가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소수점 매매’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10만원 이하 종목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이들이 대형 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형주 위주의 장세에서 이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가총액 상위 고가주들이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중소형 저가주에 많이 투자했다”면서 “소수점매매를 활성화하면 재산, 소득 상관없이 대형 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도입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대형 증권회사, 핀테크 회사가 소주점 매매를 도입했고,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내 주식에 소수점매매를 도입하면 해외 직접투자 수요를 국내로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핀테크 기업을 필두로 소수점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핀테크 브로커와 로빈후드 등 자문업자(RIA), 피델리티와 같은 전통적 온라인 브로커 위주로 금액단위거래, 소액포트폴리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거래 시 미국거래소 규제체제 내에서 가장 유리한 체결 가격을 실시간을 제공하고, 브로커 딜러가 최선 집행의무를 가지고 최선의 가격에 결제가 이뤄지도록 한다. 소수점 거래를 온주화하는 것은 브로커 딜러의 몫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호주 등도 금액단위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샌드박스 규제 특례’를 통해서 해외주식 소수점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당 350만 원짜리 아마존 주식을 1만 원으로 살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주식 상품권’, ‘해외 주식 스탁콘(기프티콘)’ 등 여러 금융상품이 파생돼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주식도 샌드박스 규제 특례를 통해서 소수점 매매가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량대기업 이익이 국민소득으로 이어지려면 부담없는 가격으로도 주식투자가 가능하게 규제 샌드박스 등 길을 열어야한다”면서 국회에서 ‘소수점 매매’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해외 주식과 달리 국내 주식의 소수점 거래는 수요가 많은 만큼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법적·제도적 문제들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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