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중앙은행 총재 경질에 17% 넘게 폭락…시장 우려 고조

입력 2021-03-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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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완화 주장 인물 신임 총재 등극에 시장 우려 고조
FT “인플레 급등인 상황에서 통화완화 주장은 현대경제 이론과 반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앙은행 총재를 돌연 해임하자 터키 리라화 가치가 14% 넘게 급락했다고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달러·리라 환율은 22일 호주 외환시장에서 14% 넘게 하락한 8.4리라를 기록했다. 하락폭은 일시적으로 17%를 기록하는 장면도 있었다. 19일 터키 외환시장 정규장에서는 7.22리라 수준이었다. 달러·리라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 대비 리라 가치가 하락했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터키 리라화는 경질된 나지 아발 전 중앙은행 총재의 취임 이후의 평가절상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해 온 나지 아발 터키중앙은행 총재를 20일 깜짝 경질한 데 따른 것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의 후임으로 사하프 카브치오글루 전 집권 정의개발당(AKP) 의원이자 친정부 일간지 칼럼니스트인 샤합 카브즈오을루를 전격 임명했다.

카브치오글루 신임 총재는 지난달 현지 언론에서 “금리 인상은 간접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것”이라면서 아발 총재의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FT는 현재 터키 경제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은 현재 거시경제 이론과 반대되는 견해로 고금리를 반대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옹호하는 의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발 전 총재는 지난해 11월 초 경제 관료 직의 쇄신 일환으로 터키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됐다. 그는 총재직에 오른 직후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터키 리라화 가치는 급등했으며 그 결과 올해 들어 신흥국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였다. 터키중앙은행은 18일 기준금리를 19%로 종전대비 2%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보다 두 배 넘게 끌어올린 것이다. 그는 지난해에만 기준금리를 6.75%포인트 올렸었다.

이처럼 아발 총재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린 것은 15% 이상으로 치솟는 터키 인플레이션 때문이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중앙은행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아발 중앙은행 전 총재 경질 후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컬럼비아트레드니들의 선임 환율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알-후사니는 “잠시나마 적절했던 거시 정책을 해제시키면 (경제는) 고통스러워질 것”이라면서 “이는 곧 터키 내 자산군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로빈 브룩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터키 리라화에 압력을 가할 대규모 투자금 유출 리스크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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