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매년 1000억 서민금융 출연, 이익공유제 참여 압박에 '불만고조'

입력 2021-03-21 11:05수정 2021-03-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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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법 개정안 정무위 통과, 3개월 후부터 은행권 복지재원 의무적으로 내놔야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햇살론 같은 서민금융상품 공급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들에 연간 1000억 원대의 출연금을 내도록 하는 서민금융법이 국회에서 추진되면서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대출로 돈을 버니 이익을 공유하라'는 취지인데, 은행권에서는 "세금으로 해결해야 할 서민금융 복지 재원을 사기업인 은행에 떠맡기는 셈"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1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합의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현재 정부와 금융회사의 출연금·기부금·휴면예금 운용수익금 등을 재원으로 햇살론·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햇살론의 보증 재원으로 상호금융기관과 상호저축은행이 해마다 1800억 원 정도를 내왔는다. 협약에 따라 지난해 한시 출연 기간이 종료돼 올해부터 햇살론과 같은 서민 신용보증 상품을 공급하려면 신규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법적 근거로서 추진되는 것이 바로 이번 서민금융법 개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호금융·저축은행 뿐 아니라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등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모든 금융기관으로 출연 범위를 넓히고 출연 규모도 연간 18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늘리는 것이다. 정부도 민간 출연 규모에 맞춰 복권기금 2000억 원을 보탤 예정이다.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은만큼, 이후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도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출연요율, 출연절차 등 세부 기준은 일단 하위 법령에 위임됐지만, 이번 법안 심의 과정에서 출연요율은 각 금융기관의 전체 가계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잔액의 0.03%로 사실상 정해졌다.

금융기관 종류별 연 출연금은 △은행 1050억 원 △여신전문회사 189억 원 △보험사 168억 원 △농수산림조합 358억 원 등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의 부칙 제2조에는 '개정 규정은 5년간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5년 후 일몰이 예고된 한시법이라는 얘기다.

일정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개정안은 부칙에 명시된대로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당장 3개월여 뒤부터 새로 1000억 원이 넘는 서민금융 관련 재원을 의무적으로 내놓게 된 은행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의 논리는 신용대출이 라이선스(허가) 사업이고, 은행 등이 그 라이선스 제도 아래 대출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니 공공을 위해 이익 중 일부를 서민금융 재원으로 부담하라는 것"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정부와 국회가 세금으로 감당해야 할 복지 재원을 사기업인 은행과 금융기관에 떠맡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번 금융회사 출연제도 개편은 지난 2018년 12월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을 통해 발표했던 사항으로, 이익공유제와는 별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그간 금융권과 출연방식, 규모 등을 수차례 협의해 이미 합의를 이룬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큰 변수가 없는 한 개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은 앞서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도 복지 재원 부담을 민간 금융사들에 전가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며 통과가 불발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정책서민금융상품을 금융권이 직접 설계하고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공급함으로써, 각 업권 특성에 맞는 다양할 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금융권이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 서민의 금융이용 편의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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