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좌파’ 워런, 극부유세 발의…옐런 “세금, 어떻게 걷나”

입력 2021-03-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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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5000만 달러 이상 가구에 연간 2%
10억 달러 이상은 3% 과세 방안 추진
옐런 “집행에 큰 문제 있어”

▲미국 급진좌파 상징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1일(현지시간) 의회 언론 브리핑에서 말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워런과 옐런’, 미국 경제를 주무르는 두 여성이 충돌했다. ‘급진좌파’의 상징인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최상위층 과세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워런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극찬했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 ‘극부유세’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좌파 거물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극부유층 과세법안(Ultra-Millionaire Tax Act)’을 발의했다.

순자산 5000만 달러(약 563억 원) 이상 가구에 연간 2%, 10억 달러 이상일 경우 1%의 부가세를 더해 3%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총 3조 달러를 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막대한 타격을 받은 경제를 재건하고 소득 불평등 해소에 사용한다는 취지다.

워런 상원의원은 “부유세 추진 국가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참고했다”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부유층이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에 과세 시도조차 말아야 한다고 하지만 다른 계층보다 낮은 세금을 내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면서 “법 집행을 강화해 법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런은 지난해 소득 하위 99% 가구가 전체 자산의 7.2%를 세금으로 내지만, 상위 1%는 3.2%에 불과하다는 것을 극부유세 부과 근거로 들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AP뉴시스
반면 회의론자들은 부유세 부과가 힘든 과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자산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고 해외로 빼돌리는 재산을 통제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본다. 이런 회의론자의 선봉에 옐런이 선 것이다.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주 열린 딜북 콘퍼런스에서 “극부유세는 세금을 걷는 게 매우 어려워서 현실적이지 않다”며 “집행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워런의 극부유세 법안은 국세청 감사능력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1000억 달러 예산 증액 방안을 포함하는 등 막대한 행정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옐런 재무장관과 부유세를 거두는 것에 대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극부유세 부과 카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최상위 부유층과 기업에 공정한 과세가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고 적당한 시점에 워런을 포함한 의원들과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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