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상장 난항 및 도덕성 시비 휘말려
이미 지난해 매출 비중도 금융 부문이 전체 그룹 매출의 70%를 넘어섰다. 특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열풍의 주역으로 CMA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동양종금증권은 증권업계 새로운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이처럼 동양그룹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데에는 현재현 회장이 총수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 총수 가운데 보기 드문 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룹을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는 현재현 회장의 '스피드경영'이 자리한다. 남보다 먼저 계획하고 결정된 사항을 빠르게 실천에 옮겨 한발 앞서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 결과 올해 무서운 기세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동양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와 동양시멘트를 통해 오는 2010년 레미콘공장 50개, 1000만㎡를 목표로 올해만 442억원을 투자해 3개 공장을 신설했고 4개 공장을 인수했다. 최근 전북 진안의 동원산업 레미콘을 인수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47개의 레미콘 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내년 상반기를 거쳐 하반기에는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불황시기에 남들보다 빠른 결정을 통해 시장을 선점한 것이다.
하지만 현 회장에게도 올 하반기부터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주식시장이 악화되는 등 시련의 계절은 피해갈 수 없었다.
올해 초부터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준비했던 동양생명 상장이 실물경제 악화로 증시가 급락하면서 내년 이후로 연기된 것이다. 국내 첫 생명보험사 사장기업 1호를 눈 앞에 뒀던 현 회장으로써는 뼈 아픈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악재도 뒤따른 한 해였다. 특히 지난 10월 동양생명 상장을 앞두고 부쩍 바빠진 경영행보를 보였던 현 회장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것.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한일합섬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배임 및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양그룹 측은 "동양그룹은 인수 초기자금을 출연하고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동양메이저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했다"며 "자금차입에 의한 기업인수 방식(LBO)을 이용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아직 재판이 진행중이어서 현재현 회장의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현 회장의 외아들인 현승담 동양메이저 차장이 동양메이저 지분을 늘리는 등 2세 경영도 눈길을 끌고 있다. 현승담씨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동양메이저주식 3만7110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이 0.91%(77만8754만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