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상 소상공인에 한정…지원규모·재원조달 방안 빠져
재정건전성 우려 '증세론' 등장…'보편 증세' 저항 커 부정적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제가 이르면 7월 시행된다. 관건은 소요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여권 일각에선 부가가치세 인상 등 ‘증세’가 거론되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MBC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실보상제) 법안이 지난달 26일 발의됐기 때문에 이달 중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이 논의돼 가급적 3월 안으로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됐으면 하는 생각”이라며 “(법안에) 3개월 시행유예가 있기 때문에, 시행 경과 기간을 고려하면 (3월 통과 시)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정 합의로 마련된 법안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의 근거와 지원대상·절차가 명시됐으나, 지원 규모와 재원 조달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소상공인지원법은 지원 대상이 소상공인으로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 또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 발생한 손실에 대해선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 홍 의장은 “이달 30일 법이 통과된다면 3개월 경과 기간이 있고, 이 법이 공포일로부터 소급적용이 되기 때문에, 30일 통과되면 그때부터 (손실분에 대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달까지 소실분에 대한 보상은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지급되는 4차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대체된다.
관건은 재원 조달방안이다. 1차 추경이 예정된 상황에 손실보상제에 따른 추가 보상금이 지급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여권에선 개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증세론이 나오고 있다. 4월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표 떨어지는’ 공약으로 꼽히는 증세론이 등장한 점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최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재정당국에서도 지금쯤 증세 방안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화끈하게 지원하고 화끈하게 조세로 회복하는 체제가 정직한 접근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근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를 1~2% 인상해 코로나 손실보상 기금을 마련해보면 어떨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부가세를 6개월간 1% 인상했을 때 세수는 약 7조1000억 원(2019년 국세수입 기준) 늘어나게 된다.
‘부자 증세’도 예고된 상태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위기상황에 고소득자·대기업의 소득·법인세율을 한시적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다만 단기적인 증세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증세 논의에 부정적이어서다. 특히 부가세 인상 등 ‘보편적 증세’에 대해선 조세 저항이 크다. 같은 이유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일찍이 부가세 인상을 권고하고 있음에도,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과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부자 증세’에만 치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