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버텨 해냈다…NHN, 투자금 회수 스토리

입력 2021-02-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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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이미지 (사진제공=데브시스터즈)

게임사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던 NHN(엔에이치엔)이 7년의 시간을 버틴 끝에 대박 엑시트에 성공했다. 한때 평가가치가 투자 원금 이하까지 하락했지만, 묵묵히 기업의 재도약을 기다려준 결과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NHN은 게임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의 보유 지분 178만3320주(16.51%) 중 67만2320주(6.59%)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4만5000원었는데, 302억 원의 현금을 회수하고도 남은 지분이 111만1000주(9.92%)나 된다.

투자금 대비 최소 2배 수준의 현금을 손에 쥐고, 700억 원에 육박하는 지분이 남은 셈이다.

자금 회수 내역만 보면 부러움을 살만하지만, 그동안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순탄치 않았다.

NHN은 2013년 10월 24일 처음 데브시스터즈에 166억 원을 주고 178만3320주를 취득했고, 당시 지분율은 22%로 2대 주주였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의 흥행으로 코스닥 상장 이후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이듬해인 2014년 10월 6일 데브시스터즈의 상장 첫날 주가는 최고 7만7000원까지 올라 NHN의 지분 가치는 1373억 원까지 치솟았다. 종가는 그보다 다소 하락한 6만1000원인 것을 감안해도 1087억 원이나 됐다.

하지만 상장 전 투자했던 NHN은 기관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으로 초기 지분 매각을 할 수 없었다.

문제는 쿠키런의 인기가 이미 정점을 지나며, 상장 직후 실적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상장 이후 첫 실적 발표였던 2014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47억 원이었는데,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4.1% 줄어든 것이었다. 2분기와 비교해도 35%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5% 감소했고, 2분기보다 무려 63% 줄었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상장 한 달 뒤인 2014년 11월 7일 종가 기준으로 3만380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쿠키런은 인기를 반전하지 못하면서 주가는 계속 내리막을 그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월 19일 폭락 전인 3월 2일 주가는 최저점인 3875원을 기록했다. NHN의 보유가치는 69억 원까지 하락했다. 투자 원금 대비 100억 원 이상의 평가 손실이었다. 실적 감소 속에서 이렇다 할 차기작 출시가 길어진 탓에 추가 자금 투입으로 NHN의 지분율은 16%대까지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작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지난달 데브시스터즈는 주력 지식재산권(IP)인 쿠키런의 세계관을 확립하고 장르를 확장한 '쿠키런 킹덤'을 선보이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주가도 같이 상승하며 NHN의 투자금 회수 최적의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NHN 관계자는 "최근 '쿠키런 킹덤' 출시로 주가가 반등하자 이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며 "아직 남은 지분이 10%에 육박해 장래성을 의심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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