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주’ 메르스와 비교해보니...복붙 그래프

입력 2021-02-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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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랩지노믹스, 수젠텍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주로 가격이 급등했던 주식들이 다시 고꾸라졌다. 2015년 중동 호흡기 질환(MERS·메르스)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했던 과거와 비슷한 흐름이다. 이른바 ‘질병 테마주’는 확산세가 두드러질 때 급등하고, 잠잠해지면 다시 급락하는 형태의 그래프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테마주 투자에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씨젠의 최근 1년 주가 그래프(출처=네이버 증권)
▲랩지노믹스의 최근 1년 주가 그래프(출처=네이버 증권)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젠은 지난 19일 전일 대비 6.77% 하락한 16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8월 10일 종가(31만700원)와 비교하면 무려 45.4% 하락세다. 이에 따라 씨젠 소액주주들은 ‘씨젠 주주연합회’를 만들어 주가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다른 진단키트주인 랩지노믹스와 수젠텍의 주가 흐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랩지노믹스는 지난 7월 30일 종가(5만3800원) 대비 70.4% 하락했고, 수젠텍은 고점 대비 주가가 4분의 1토막이 났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예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과거 2015년 메르스 때도 씨젠과 랩지노믹스 등 진단키트 관련 종목이 급등했다가 재료 소멸로 급락한 바 있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2016년 1월까지 씨젠의 주가 그래프(출처=네이버 증권)
▲2014년 12월~2016년 1월까지 랩지노믹스의 주가 그래프(출처=네이버 증권)
과거 주가 그래프를 비교해보면 지금과 복붙(복사+붙여넣기) 수준이다. 메르스가 국내에 발견된 2015년 5월 20일 이후 2개월 만에 씨젠의 주가는 2배 가까이 올랐다. 랩지노믹스도 24.1% 상승했다. 이후 메르스가 소강사태에 진입하자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오히려 기대감이 꺾이면서 이전보다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테마주의 급등락은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이 있을 때마다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테마주 투자를 경고하기도 한다. 질병 테마주, 정치 테마주 등은 실제 기대감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경향이 있고, 이를 부추기는 세력도 있어서다.

한 코스닥 IR 관계자는 “테마주로 엮이면 주주들간 주가 부추김도 심하다”면서 “주가 상승의 재료를 찾아나서고, 과도한 기대를 담아 소문을 내면서 주가가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른다”고 말했다.

반면 씨젠 등 일부 코로나19 수혜주의 경우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과거와 달리 이번 코로나19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 수출, 신약개발 등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는 씨젠의 목표주가를 31만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새로운 유형의 진단키트 개발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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