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15조냐 20조냐…당정 갈등 재점화

입력 2021-02-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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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서 이견 조율할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투데이DB)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지원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지원 규모를 놓고 15조 원과 20조 원 사이에서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7일 국회에서 실무 협의를 열고 추경 편성을 위한 구체적 논의에 착수했다. 당정이 4차 재난지원금의 구체적인 범위와 규모를 두고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간 셈이다.

지원 규모에 대한 당정 간의 인식에는 차이가 뚜렷하다. 지난 14일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경정예산안 초안으로 12조 원을 제시했다가 최근 15조 원 정도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넓고 두터운 지원’으로 기조를 정한 민주당은 20조 원을 하한선으로 제시했다. 좌판 노점상이나 택배기사·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 같은 앞선 3차 재난지원금 때 챙기지 못한 사각지대까지 범위를 넓히고 실질적인 피해지원이 되도록 지원액도 크게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최대 300만 원을 지원했던 3차 재난지원금보다 지원액을 두 배 이상 늘려 최대 600만 원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3차 9조3000억 원의 2배면 19조 원에 가까운 액수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3차 재난지원금은 실질적으로 받는 피해에 비해 위로금 정도 수준이었다”며 “최소한 20조 원 이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원의 범위와 규모를 늘리자는 전체적인 방향에는 동의한다. 홍남기 부총리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기존에 연 매출 4억 원 이하였던 소상공인 지원 대상을 10억 원 이하까지 확대해 고통을 받은 계층을 추가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7일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복수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여러 개의 사업체를 운영해도 1곳에 대해서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이달 8일 발언한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최종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6.7%로 전망했다. 여당 주장대로 20~30조 원을 적자국채로 발행하면 GDP 대비 1~1.5% 정도가 늘어나 50% 수준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의 적정 수준은 60%로 보고 있다.

기재부 내부적으로 15조 원을 마지노선으로 잡았다는 얘기도 있어 그 언저리에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일자리 예산, 백신 확보 예산 등도 추경안에 포함된다.

이달 1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와의 간담회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당정 간 이견이 어느 정도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 장기화 등으로 인한 피해계층의 고통에 대응하고자 추가적인 맞춤형 피해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나 추경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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