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잇단 낙하산 인사...차기 정부서 임기 보장될까

입력 2021-02-12 10:01수정 2021-02-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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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엽 교수 "대통령 임면권 보장 위해 임기 맞춰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방문, 상점에서 냉동 꽃게를 구입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임기에 신임 공공기관장을 대거 임명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임기인 올해 공공기관장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임기는 5년, 공공기관장 임기는 3년이라 주기적으로 정부 임기 마지막 해에 기관장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임기가 끝나는 정부의 관련 인사가 낙하산으로 기관장에 임명되면 차기 정부와의 불화로 내홍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장도 대통령이 바뀌면 일제히 사표를 내고 새 정부와 맞는 인사로 채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2일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연금공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울산항만공사, 한국감정원장, 한국전기안전공사, 국가철도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이 기관장을 뽑는 공고를 냈다. 올해 뽑는 기관장만 197곳에 달한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 340곳 중 절반이 넘는다. 통상 공공기관장 임기가 3년임을 고려하면 정권 초인 2018년 임명됐던 기관장이 대거 교체를 앞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 근절”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과 가까운 정치권 인사를 기관장과 임원으로 대거 앉혀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공기관 337곳 중 108곳(지난해 9월 기준) 기관장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분석됐다. 공공기관 세 곳 중 한 곳이 정치권 낙하산으로 채워진 셈이다.

업무 전문성 없이 채용하는 낙하산 인사는 공공기관 비효율과 방만 경영을 이끄는 주범으로 지적됐다. 정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예산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쌈짓돈이 된 사례도 많다. 또 권력의 측근이 공공기관장이 됐다는 이유로 과도한 지원금을 받는 사례도 문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미국처럼 정부가 바뀌면 기관장들도 일제히 사표를 내고 바꾸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어차피 공공기관이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아예 5년 정부와 임기를 맞추자는 것이다.

유상엽 연세대 교수는 "공공기관장의 대통령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고 전임 대통령이 임명한 공공기관장과 새로 선출된 대통령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며 대통령의 임면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관장의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맞추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차관처럼 임기를 정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대통령이 자유롭게 임면권을 행사함으로써 공공기관장의 정치적, 행정적 책임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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