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 혁신단지에 UAM 이착륙장 건설 중…PBV는 기아가 현지기업과 실증작업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이 내년 말 싱가포르에서 현실화된다.
첫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이착륙장을 싱가포르에 건설 중인 가운데, 현지 기업과는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을 책임지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실증작업에 나선다.
2일 기아는 싱가포르 기반의 콜드체인(냉장 물류) 스타트업 ‘에스랩 아시아’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 이른바 PBV(Purpose Built Vehicle) 실증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스랩 아시아는 신선제품 운송을 영위해온 현지 스타트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기아는 차세대 PBV 개발역량을 강화한다. 실제로 소형 SUV 전기차인 ‘니로 EV’를 투입해 PBV 사업 고도화를 함께 추진한다.
이로써 정의선 회장이 추진 중인 미래 전략의 3가지 핵심축 모두 싱가포르에서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ITㆍ가전 전시회인 '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핵심축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UAM과 PBV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 허브(HUB) 등 3가지다.
먼저 UAM을 타고 도심 속 거점과 거점 사이를 이동한다. 이 거점이 바로 허브다. 수직이착륙 비행체를 타고 허브(HUB)에 내리면 최종 목적지까지는 기아의 PBV를 타고 이동하는 구조다.
이미 첫 번째 UAM 이착륙장 건설을 착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온라인 기공식을 열고 싱가포르 주룽 인근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인 ‘HMGICS(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를 건설 중이다.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까지 고객을 위한 자동차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개방형 혁신 기지다.
부지 4만4000㎡(약 1만3000평)에 지상 7층 규모로 건설 중인 이 혁신센터 옥상에는 UAM 이착륙장도 건설 중이다. 실제 UAM 개발과 실증작업이 가능한 이착륙장 건설은 HMGICS가 처음이다. 싱가포르 혁신센터는 그 자체가 UAM 이착륙장이면서 허브(HUB) 개념을 담고 있다.
여기에 기아가 현지기업과 PBV 실증작업을 추진하면 내년 하반기에 완공되는 싱가포르 혁신센터가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첫 번째 거점이 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개방형 혁신을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관점에서 동남아시아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허브인 싱가포르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 중이다.
정 회장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달 말 직접 현지를 찾아가 HMGICS 건설 현장을 점검했다.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경영 행보임과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외 출장을 자제한 지 11개월여 만이었다.
정 회장은 현지 혁신센터를 현장 점검한 데 이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찬춘싱 통상산업부 장관 등 주요 인사와 잇달아 면담하며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싱가포르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방문 직후 정 회장은 싱가포르 혁신 사업을 담당할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송의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마일 서비스'뿐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자와 동반관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PBV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