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까지 쓴 소상공인의 절규 "내달이면 괜찮겠지...결국 빚만 1.5억"

입력 2021-02-02 13:01수정 2021-02-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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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허희영 대표가 여의도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울먹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 천안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허희영 대표는 “지난해에 유서를 썼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했다.

감정이 복받쳐 잠시 말을 멈춘 그는 “2019년 매출 대비 2020년 매출은 80% 이상 줄었고, 매달 빚을 3000만 원씩 냈다”며 “정부가 말하는 K-방역으로 ‘다음 달이면 괜찮겠지’ 하고 버틴 결과 한 해 동안 1억5000만 원이란 빚을 졌다”고 토로했다.

허 대표는 “재작년 1등급이던 신용등급이 1년 만에 6등급으로 떨어졌다”며 “이렇게 만든 건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소상공인) 긴급대출을 해야 마스크 벗을 때까지 버틸 수 있다. 소상공인의 피해보상 요구는 다 살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신속한 손실보상 조치를 요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내린 영업제한 조치로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손실 보상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영업손실 보상 관련 5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의견취합을 위해 ‘코로나 19 피해 소상공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카페, PC방, 당구장 등 피해 업종 대표들도 참석해 피해 사실을 나눴다.

소공연이 제시한 요구사항은 △영업손실 보상 법제화 △소급적용 △손실 보상 기준 관련 매출 손실분 보전 △추가 지원책 마련(세금감면·무이자 긴급 대출 확대·임차료에 임대료 직접지원) △대통령 긴급재정명령 등 신속지급 등이다.

또한 소공연은 영업정지·제한업종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 ‘제로(0)’ 상황에 부닥친 여행업, 관광·레저업, 공연 예술업 등 영향업종까지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소공연은 영업손실 보상이 법제화할 경우 소급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세희 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은 “당정의 논의 흐름을 보면 이번 법제화 방안에서 지금까지 피해는 제외한다는 언급이 이어진다”며 “법제화 작업에 수개월이 소요되는 가운데 더는 갈 곳 없는 소상공인들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만큼, 지난 1년여간의 피해에 대한 소급적용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카페, PC방, 당구장 등 피해 업종 대표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손실 보상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다원 기자 leedw@)

보상 기준과 관련해서는 매출 손실분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

소공연은 “3년간 평균 매출액과 지난해 매출 감소분을 비교해 이에 비례해 지급해야 한다”며 “작년 창업 매장의 경우 업종 평균 손실액 등에 비례해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소공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업종 대표들과 연대하겠단 뜻도 밝혔다.

김임용 소공연 회장 직무대행은 “소공연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소상공인들의 의견을 결집해나갈 것”이라며 “이 안을 가지고 국회와 정부, 중대본 생활방역위원회 등에 의견을 전달해 영업정지 및 제한에 대한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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