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문제 적극 대응하겠다" 英 한인, 시민 단체 조직

입력 2021-01-28 13:4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런던 일식당 욱일기 사용에 문제 제기한 英 한인
'RFRA' 조직…체계적인 홍보 활동 시작
"영국 뿐 아니라 유럽 내 인식 변화 촉구할 것"

▲ 한국 교민들이 영국 내 욱일기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RFRA'를 조직했다. RFRA는 앞으로 욱일기와 전쟁 범죄의 역사를 알리며 욱일기 문제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사진제공=RFRA)

런던 일식당의 욱일기 사용에 문제를 제기했던 한국 교민들이 영국 내 욱일기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7일(현지시간) 시민 단체를 조직했다. 단체 이름은 'RFRA'(Rising flag and Rising awareness)다. RFRA는 앞으로 영국과 유럽 내 욱일기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목표는 욱일기 사용 단체와 사업자들이 더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영국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미지를 활용해 욱일기 역사를 알리고, 욱일기 상징과 전쟁 범죄 피해국의 아픔이 연결된 사실을 홍보할 계획이다. RFRA는 향후 전쟁 범죄로 피해를 겪은 다른 아시아 국가의 커뮤니티와도 연계할 예정이다.

RFRA 활동을 위한 오픈 채팅방에는 현재 40여 명의 영국 교민이 모여있다.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홍보물 제작, 자료 수집, SNS 채널 담당 등 세부 역할을 나눴고, 하루 만에 단체 로고까지 제작했다.

▲'스고이 재팬'은 퓨전 일본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2018년 베네수엘라 출신 부부가 런던에서 창업했다. (출처=스고이재팬 인스타그램 캡처)

RFRA 회원 조원희 씨는 "감정적인 메시지로 반일감정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영국과 유럽 내에 욱일기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 활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씨는 현재 영국 거주 6년 차 교민으로, 이번 일식당 논란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 씨는 "차별과 혐오에 엄격한 영국에서 욱일기가 런던 한복판에 쓰이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싶더라"며 욱일기 사용 문제가 벌어질 때마다 "매번 한탄만 한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일본의 전쟁 범죄가 잘 알려졌지만, 대부분 욱일기가 전쟁 범죄 때 널리 쓰였고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라는 사실은 모른다. 조 씨는 "욱일기가 일본의 전쟁 범죄, 제국주의 피해국들에 어떤 아픔과 혐오가 담겨있는지 알 기회가 영국인들에게 주어진다면, 영국에서도 욱일기가 사회적으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 계신 분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영국 언론에 욱일기 비판 기사가 나온 적이 있는데, 당시 일본 외교부 장관이 그 기사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기사가 나오는 걸 보고서 일본 정부의 치밀함을 느꼈다"며 한국 정부의 조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욱일기 두건을 쓴 캐릭터는 '스고이 재팬'의 포장지 및 간판 등 각종 홍보물에 쓰이고 있다. (출처=스고이재팬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 내 욱일기 논란은 영국 런던의 퓨전 일식 프랜차이즈 '스고이 재팬'이 로고에 욱일기를 사용하며 시작됐다. 이 업체의 로고는 욱일기 두건을 쓴 캐릭터로, 포장지와 간판,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 미디어에 식당 홍보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교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문제의 업체는 "욱일기가 군국주의와 관련이 없다"며 이를 지적하는 댓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있다. 스고이재팬 측은 욱일기는 일본 전통 문양 중 하나일 뿐이며 일상에서 흔히 사용된다는 일본 정부의 견해를 반복하고 있으며, 오히려 "한국인들이 반일 감정으로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