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수도권 이동률 두 자릿수... 대부분 서울에 취업하러 이주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청년의 수도권 유입은 2002년 약 1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5년 약 3만 명으로 바닥을 찍고 상승해 2019년 8만6000여 명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청년인구의 수도권 순유입수는 수도권 전체 순유입인구 8만2741명보다 많은 수치로 청년의 수도권 유입수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특히 세종을 제외하고 대부분 시도 청년의 수도권 순이동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북이 25.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강원(21.7%), 경북(20.7%)의 유출 인구가 많았다. 전남(19.4%), 울산(19%), 대구(18.3%), 광주(18.2%) 등 지방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청년을 뺏기고 있는 셈이다.
지방 청년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청년기 초기엔 진학으로 인한 교육 사유가 가장 높지만, 대학 졸업 나이가 지나면 직업 사유로 대체되는 패턴을 보인다. 18~19세 수도권 유입 사유의 30~40%는 교육인데, 24세엔 약 40%, 25~34세엔 45% 안팎이 취업으로 전환됐다. 10대 후반엔 교육, 이후 나이의 청년은 직장을 위해 수도권으로 터를 옮기는 것이다. 이러한 인구이동 양상은 질 좋은 대학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 분포하면서 지방 청년의 수도권 유출이 집중됨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지역별 고용률을 보면 서울 58.8%, 인천 60.1%, 경기 59.1%로 전국 평균(59.1%)과 유사하거나 높다. 부산(55.5%), 대구(57.5%), 광주(58.8%), 울산(57.5%) 등도 광주만 서울과 같을 뿐 수도권보다 고용률이 낮다.
게다가 지역 일자리 질 지수 상위 그룹 39개 중 32개가 수도권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2019년 나온 ‘지역의 일자리 질과 사회경제적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시·군·구 수준의 지역 일자리 질 지수 상위 그룹에 서울이 19개, 경기 12개, 인천 1개 등 32개(82%)가 수도권에 몰렸다.
청년의 수도권 이동은 결혼과 출산 등 인구 문제와도 직결된다. 2019년 혼인 건수는 경기가 6만2356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4만8261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부산(1만3780건), 경남(1만3613건), 인천(1만3401건)으로 1~5위 안에 수도권 3곳이 포함됐다. 출생아 수 역시 경기가 8만3198명으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서울이 5만3673명을 기록했다. 인천은 1만8522명으로 네 번째로 많았다.
이 같은 청년의 수도권 유입 편중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물론 지역 사회 붕괴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가들은 일자리 등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 인구 순유입은 사실상 지방 청년인구의 순유입 현상으로, 지방의 청년인구 유출은 지방 인구 감소, 고령화 심화, 지역경제 활력 저하 등 직접적 영향과 출산아 수 감소로 인한 자연감소 심화, 수도권으로의 인재 유출 위험 등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청년 유출이 심각한 지방에서는 지역 인구정책과 청년정책의 적극적 결합이 필요하며 지방과 청년의 상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정책 시도들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지역·도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도시 인프라 개선 정책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