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수무책 코로나19 확산에 ‘도쿄올림픽’ 회의론 또 부상

입력 2021-01-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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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신규 확진 4717명…긴급사태 연장 전망
백신 보급도 불확실…“구체적 공급 스케줄 미정”

▲지난해 12월 1일 도쿄 오다이바 해양 공원에 설치된 오륜 조형물 앞을 행인들이 걷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에서 ‘긴급사태 재발령’이라는 고강도 통제 조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세를 좀처럼 억제하지 못하면서 180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의 꿈도 한 발 더 멀어지는 양상이다.

24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일본 내 46개 도도부현과 공항 검역소에서는 총 4717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36만2445명이 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83명 증가한 5064명, 중증 환자는 2명 줄어든 100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일본에서는 현재 도쿄도를 비롯한 11개 지역에 비상사태 선언이 발령됐지만 좀처럼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 도쿄도를 비롯한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내린 데 이어, 14일 오사카부 등 7개 지역에 추가로 긴급사태를 발효했다. 그렇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 확진자 증가 폭은 3만6862명을 기록, 긴급사태 발효 이전인 지난 8일 기준 주간 확진자 증가 폭(3만5889명)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감염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수 역시 급격히 증가해 지난 9일 4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전날 5000명을 돌파했다. 일본 내 사망자는 지난해 7월 28일 처음으로 1000명(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제외)을 넘어선 이후 2000명을 넘기기까지 119일이 걸렸다. 이어 3000명대는 28일 후, 4000명대는 18일 후로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이번에는 5000명이 되기까지 불과 2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 내에서는 자연스럽게 내달 7일 종료될 예정인 긴급사태 발령이 더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긴급사태를 해지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단계가 현행 4단계 ‘폭발적 감염 확산’에서 3단계 ‘감염급증’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현실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 일례로 3단계 판단 지표 중 하나인 도쿄의 하루 신규 확진자를 예로 들었을 때 3단계 기준은 300~500명 수준이지만, 현재 도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규모는 11일 연속 1000명을 웃돌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사활을 걸다시피 했던 ‘6월 말 전 국민 백신 접종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이는 백신이 빠르게 보급돼 올 7월 올림픽 개막 전에 코로나19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최후의 선택지’조차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전날 “해외에서는 50개국 이상에서 접종이 시작됐는데 일본에서는 승인도 끝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도 지난 22일 내각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현시점에서 미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의료 종사자에 대해 2월 하순까지 접종을 시작, 3월 중 중증 위험이 큰 고령자로 대상을 넓히겠다는 목표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일반인에 대한 접종 일정은 현재까지 명확히 제시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감염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22일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에 “WHO는 올림픽 개최 결정에 관여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도쿄올림픽 개최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감염을 수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일본 정부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 기술적 조언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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