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준법감시위 1년…이재용 부회장 부재 속 시험대 올라

입력 2021-01-20 14:00수정 2021-01-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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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오른쪽 두번째)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2월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사무실에서 열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삼성의 준법 경영을 감시하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내달 5일 출범 1년을 맞는다. 준법위는 구속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 속에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준법감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준법위는 이 부회장 부재 속 첫 행보로 오는 21일 정기회의를 열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 전문심리위원들이 지적한 사항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는 준법경영 개선방안을 만들어 지난달 28일 준법위에 제출했다. 준법위는 이날 회의에서 개선방안을 검토, 논의하고 관계사들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26일에는 7개 관계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준법문화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역할 등을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다.

준법위는 그동안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무노조 경영 폐기 △삼성의 시민단체 후원내역 무단열람 사과 △시민단체와의 첫 만남 등 준법위가 핵심 의제로 삼은 승계, 노조, 소통 3가지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은 과제는 삼성 계열사 외에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업지원TF의 준법경영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업지원TF는 삼성이 2017년 초 그룹 해체의 상징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없앤 뒤 신설한 조직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김지형 준법위 위원장은 지난해 말 송년사에서 “삼성도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들을 컨트롤할 필요가 있으나 삼성에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지배회사 등 법적 주체가 없다”며 “그룹총수 중심의 컨트롤타워 조직에서 생길 수 있는 준법 리스크를 그룹 이슈의 주요대상으로 삼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사업지원TF의 준법 감시를 종전보다 강화하면서 기능을 재정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총수인 이 부회장의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사업지원TF에 손을 대는 것도 부담스럽다. 자칫 그룹 컨트롤타워에 영향을 미쳐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준법위가 삼성의 ‘최고 권력기구’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준법위의 활동에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동의와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부회장의 옥중경영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초 준법위와 만나 면담을 정례화하고, 준법위의 독립적 활동을 계속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준법위의 진실성 있는 활동도 과제다.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위원회가 재판에서 유리하게 쓰기 위해 급조한 ‘겉치레 면피용’ 꼼수라고 보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위원회가 ‘초법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른다’, ‘옥상옥 제도다’, ‘혹을 떼려다가 더 큰 혹을 붙인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비난한다”라며 여러 갈래로 나뉜 시각차를 줄이는 것이 준법위의 올해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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