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모두 틀리면 자금 영원히 날리게 돼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 중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테판 토마스는 10년 전 가상화폐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한 대가로 업체로부터 7002비트코인을 받았다. 당시 2~6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후 급등해 최근 3만400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토마스가 보유한 가치는 약 2억3806만8000달러(약 2608억 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토마스가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총 10번의 입력 기회 중에 이미 8번을 써버렸다. 가상화폐 지갑은 비밀번호 입력 횟수를 모두 소진하면 내장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완전히 암호화해 다시는 화폐를 찾지 못하게 된다.
토마스는 “그냥 침대에 누워서 비번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며 망연자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데이터 업체인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전체 1850만 비트코인 가운데 약 20%(1400억 달러 규모)는 분실되거나 토마스와 같이 지갑에 묶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밀번호 복구 서비스를 하는 월렛리커버리서비스는 최근 하루 평균 70건의 요청을 받고 있는데, 이는 한 달 전 대비 3배 불어난 수치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너도나도 잊어버린 비밀번호 찾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NYT는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비트코인 소유자들은 자신의 재산에 접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좌절하고 있다”며 “이들 상당수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확신하기 어렵던 10년 전부터 소유해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