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재계 기상도] 파격 인사?…구관도 능력 있으면 중용

입력 2021-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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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인 대표이사 유임하고 겸직 업무 줄여
LG 주요계열사 CEO 유임…“경륜 있는 최고경영진 유지…위기 극복 역량 강화”
SK·현대차, 실력 검증된 사장·부사장 승진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왼쪽부터),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0년 3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연말 인사에서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베테랑 최고경영자(CEO)들을 유임하며 안정을 추구했다.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팬데믹, 한·일 수출규제 갈등 등 국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선방한 기존 3인 대표이사를 유임했다. 대신 3인 대표이사들의 겸직업무를 줄였다. 김기남 부회장은 DS부문장 겸 종합기술원장에서 DS부문장만 맡았고, 고동진 사장은 IM부문장 직함만 유지했다. 김현석 CE부문장은 생활가전사업부장 직함을 내려놨다.

아울러 회사 성장에 이바지한 기존 사업부장들을 용퇴시키는 대신 이들의 노하우가 후배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고문과 자문 역할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을 바로 퇴임시키지 않고, 주요 보직에 앉혀 후임 양성 등 인력 공급망 최적화에 힘썼다. 이들은 2010년대 삼성전자를 글로벌 최고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트로이카 CEO’로 평가받는다.

권오현 회장은 DS부문장에서 물러난 뒤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삼성의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썼다. CE(소비자가전)부문장 출신의 윤부근 부회장은 CR담당으로 삼성의 각종 대외 업무에서 역할을 했고, 신종균 부회장은 IM(IT·모바일)부문장에서 물러난 뒤 인재개발 담당으로 후임 양성에 애써왔다.

LG는 최근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CEO를 대부분 유임시키는 한편, 4명의 CEO 또는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을 새로 선임했다. LG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도 안정과 쇄신, 미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 경영환경을 고려해 예년보다 신규 선임 규모를 소폭 감소했다. 주요 관계사 CEO를 유임시킨 가운데 실력이 검증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미래 성장 사업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그룹은 한때 14명에 달했던 부회장단을 축소하는 반면, 실무 주도형 임원을 앞세워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 UAM(Urban Air Mobility)를 주도해온, 미국 NASA 출신의 신재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사업부를 맡아온 장재훈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 사장은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 사업본부를 담당해 괄목할 성과를 거둬 주목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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