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동남아 마약 밀매 호황…불어난 수감자에 관리 고심

입력 2020-12-2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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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약 공급 사상 최대치 경신
급증하는 수감자에 교도소 방역에 비상

▲라오스 루앙프라방 인근 메콩강에서 어부들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하고 있다. 루앙프라방/신화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침체하고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마약 밀매만큼은 예외다. 올해 들어 불법 거래가 더 늘어나면서 피의자들의 수감 관리에 대한 당국의 고민도 늘고 있다.

28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엔 마약범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동남아 마약 밀매 호황으로 메콩강 하부 암시장에서의 킬로그램당 필로폰 가격이 최근 내려갔다고 전했다.

동남아는 라오스와 미얀마, 태국 국경이 만나는 이른바 ‘황금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마약밀매가 활성화됐다. 지난해에만 710억 달러(약 78조 원)의 매출이 이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엔 태국에서 10억 달러에 달하는 11.5톤 분량의 케타민이 경찰에 압수되기도 했다.

제러미 더글러스 유엔 마약범죄 담당관은 “지난해 동남아 마약 공급은 기록적인 해였는데, 올해 그 기록을 깼다”며 “방콕 암시장에서 마약 정제 가격은 3년 전 5~6달러에서 3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마약 홍수가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마약 밀매 경쟁으로 수만 명이 사망한 가운데, SCMP는 또 다른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속에 적발된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교도소 내 수감자들 간 공간 확보가 힘들어져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더 커진 것이다.

일부 국가들 사이에선 교도소 수용 인력을 줄이고 위생 방역에 나섰지만, 마약사범이 계속 들어오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교도소를 모니터링하는 저스티스프로젝트파키스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선 각각 611명, 1156명의 수감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필리핀에선 1023명이 확진돼 이 중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SCMP는 “코로나19가 마약 밀매를 막지 못하면서 수감자들에게 엄청난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에선 일부 마약사범들을 임시 교도소로 옮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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