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국의 북극권 진출 야망 제동…금광 인수 차단

입력 2020-12-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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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황금의 티맥리소시스 인수, 안보 우려로 거부
2년 전 멍완저우 체포 이어 양국 긴장 더 고조시킬 듯

▲쥐스탱 트뤼도(가운데)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8월 1일 북극권 누나부트 마을을 방문해 주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누나부트/AP뉴시스
캐나다 정부가 중국의 북극권 진출 야망에 제동을 걸었다.

캐나다 정부는 중국 국영 산둥황금이 북극권에 있는 자국 금광을 인수하려는 것을 차단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결정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15년 말 집권한 이후 중국이 주도하는 거래를 두 번째로 차단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집권 자유당은 초기 정책 목표가 중국과 더 밀접한 경제 관계를 맺으려는 것이었지만, 갈수록 커지는 국가안보 위협 등으로 대립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 당국이 2018년 밴쿠버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 설립자의 장녀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체포하고 나서 압박 받는 양국 관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중국은 멍완저우 체포 이후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로 캐나다인 2명을 구금했으며, 트뤼도 총리는 보복 행위라고 반발했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 중 하나인 산둥황금은 5월 북극권 한계선에서 북쪽으로 약 193km 떨어진 누나부트 지역에 있는 금광을 보유한 티맥리소시스를 약 1억5000만 달러(약 166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 캐나다 안보·군사 관리들이 이 거래를 강력히 반대했다. 새 항로와 귀중한 광물 공급원으로서 북극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중국이 이 지역에 너무 많이 접근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미국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도 산둥과 티맥 거래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고 WSJ는 전했다.

캐나다 법률에 따라 정부는 외국 국영기업의 인수를 검토해야 하며 국가안보를 위해서 이를 차단할 수 있다. 트뤼도 정부는 산둥의 북극권 금광 인수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티맥은 이날 밤 “정부가 검토를 마친 끝에 거래를 차단하기로 했다”며 “산둥과 거래 종료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트뤼도 정부가 중국이 관여한 거래를 거부한 것은 2018년 중국교통건설(CCCC)의 에이콘건설 인수 차단에 이어 두 번째다. 둘 다 안보 위협이 거부 이유였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캐나다는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기업들에 공정하고 차별이 없는 시장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안보를 이유로 정치화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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